2002 월드컵을 앞두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국내에 불법체류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19일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초부터 한 달여 사이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4천여명 중에서 144명이 중국으로 귀국 않고 국내에 잠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지난 15일 교사 신분으로 위장, 3박4일 일정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여객터미널에서 사라진 43명이 포함됐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 이탈자 중 2명이 과거 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체류했던 경력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국내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관광객을 위장,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중국인 15명 중 12명이 국내관광을 목적으로 한 달짜리 비자로 입국, 서울 롯데월드 등을 돌아본 뒤 숙박지인 서울 S호텔을 이탈했다. 특히 지난달 16일에는 중국인 초,중학생 104명이 겨울방학을 이용한 한국문화학습 명목으로 단체입국했다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인솔교사 1명과 함께 학생 40명이 이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조사 결과 이들 학생은 국내에 수년씩 장기 불법체류중인 중국인 부모와 기념관에서 몰래 만나 잠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행사가 학교성적과 교장의 추천, 거액의 보증금(한국돈 500만원 상당)을 받고 학생들을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잠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인솔자에 대한 심사만으로 단체관광객 전원에 대해 비자를 내주는 주중 한국대사관의 비자발급 업무가 허술한 점을 악용하는 중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주중대사관 등 재외공관에 단체비자발급 심사강화를 요청했으며, 이탈자가 많이 발생하는 여행사에는 `중국인관광객 전담여행사'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문화관광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월드컵때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입국할 것으로 예상돼 재외공관에 비자전담관을 대규모로 파견, 비자발급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