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예년보다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왕벚꽃만개(滿開) 시기를 늦추기 위해 나무 밑에 얼음을 까는 등 비상이 걸렸다. 천연기념물 제159호인 제주왕벚꽃을 활용한 축제를 지난 92년부터 개최해오고 있는 제주시는 11회째인 올해 `화려한 왕벚꽃과 함께 새 봄의 향연을...'이란 주제로 내달 4일부터 7일까지 제주종합경기장 등지에서 열 계획이다. 그러나 4년 전에는 꽃망울이 늦게 터져 애를 먹이던 벚꽃이 올해는 예년보다 10일 가량 일찍 터져 만개시기를 축제시기와 맞추려는 주최측을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제주기상청이 계절 관측목(觀測木)으로 활용하는 벚나무의 경우 올 봄에는 예년보다 1.5-3℃ 가량 높은 섭씨 7.5-12℃의 따뜻한 날씨 때문에 일찍 개화해 오는 3월25일이면 만개할 것으로 관측된 상태다. 또 시당국이 한라수목원 김철수원장 등 식물학자와 함께 시내 주요 벚꽃길을 답사한 결과 군락별 만개일은 전농로 25일, 종합경기장 27-28일, 제주대 내달 4-5일께로 측정돼 자칫 이번 축제가 `속 없는 찐빵'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시는 이에 따라 축제의 주무대인 제주종합경기장 주변 300여그루의 왕벚꽃만이라도 만개일을 늦추기 위해 19일 저녁부터 3일간 선박용 통얼음으로 벚나무를 냉찜질(?)하는 긴급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벚나무 뿌리가 얼음의 찬기운을 쐴 경우 만개일을 3-4일 가량 늦출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제빙공장에서 150만원어치 얼음을 구입해 나무밑에 깔기로 했다"며 이같은 고충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아주길 기대했다. (제주=연합뉴스) 김승범기자 ks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