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1년간 건강보험 진료비(약제비) 수입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기업형' 의원과 약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4일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상룡)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후 1년(2000년7월∼2001년6월)간 건강보험 진료비 수입이 20억원 이상 되는 의원이 전국에 30곳이며 처방조제료를 포함한 약제비 수입이 40억원 이상되는 약국도 31곳이나 됐다. 의원중 수입 1위는 서울 동대문구 소재 H재단의원으로 의약분업 이후 1년간 건강보험 급여비 93억5천만원, 환자 본인부담금 23억4천만원 등 모두 1백16억9천만원의 진료비 수입을 올렸다. 유일하게 1백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 이 의원은 진료비가 매우 비싼 혈액질환 전문치료기관이다. 상위 10위권내 의원들을 진료과목별로 보면 내과가 2곳, 피부과 안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일반의과가 각 1곳씩이고 나머지 3곳은 재단법인 산하의 병원급 의원이었다. 약국 중에는 서울 강남구의 K약국이 건보 약제비 61억2천만원, 본인부담금 26억원 등 모두 87억2천만원으로 1위에 올랐고 그 다음으로 70억원대 3곳, 60억원대 4곳, 50억원대 8곳, 40억원대 15곳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S종합병원 인근에 있는 K약국은 이 병원에서 나오는 처방전의 3분의 1 가량을 처리하면서 막대한 조제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상위권 약국들도 대부분 대학병원이나 의원 밀집 상가 앞에 위치한 이른바 '문전약국'들로 의약분업 이후 약국수입의 병.의원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음을 보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