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현장에 있다'는 철학으로 사원들과 자주 어울려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신다는 한국후지제록스의 '삼겹살 회장' 노부야 다카스기 대표의 얘기가 가슴에 와닿더군요"(KCC정보통신 성대기 기획실장)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국후지제록스 한솔포렘 LG실트론 등 한국경제신문과 노동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연수회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대성황을 이뤘다. 83개 회사 1백62명의 기업체 사장들과 노조 간부들은 2주간 인천 익산 대구 등 현지 공장에서 1박2일씩 먹고 자면서 노사협력 및 작업장 혁신 사례를 몸소 배웠다. 참가자의 70.3%가 '매우 교훈적이어서 대만족'이라며 앞으로 이런 연수 프로그램에 반드시 참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수를 다녀온 최돈거 한라건설 노조사무장은 "'제몫 챙기기'식의 노사관계는 결국 회사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첩경임을 깨달았다"며 "비공식적인 노사대화 채널 구축을 통해 노사 서로가 마음을 열고 먼저 한 발 다가서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병희 웅진코웨이개발 노무담당 과장은 "근로자와 경영진은 서로의 기능과 역할만 다를 뿐 한 곳을 바라보는 평등한 입장의 동반자라는 것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다"며 "마땅한 노사협력 모델을 찾지 못하던 차에 행사 참여를 통해 큰 고민거리를 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참가 업체 노사 대표들은 연수기간 내내 신노사문화 우수기업들이 '근로자 경영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냈는지'와 '경영정보 공유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고 제대로 운영하는지' 등 두 가지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대해 신노사문화 대상을 받은 한솔포렘의 고동훈 과장은 "사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본사 및 공장의 근로자 대표를 참석시키는 방법과 사내 인트라넷을 활용한 가감 없는 경영정보 공개가 주효하다"고 말했다. 행사 직후에는 즉석에서 참가 업체들이 노사화합 다짐 결의대회를 갖고 노사 공동으로 노사관계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기로 다짐했다. 노동부는 이번 연수 행사 성공을 계기로 향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신노사 현장 연수 프로그램을 개최해 노사관계 혁신을 꾀하는 일반 기업들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노사관계 혁신 우수기업의 노하우를 담은 사례집도 발간해 일반에 배포할 방침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