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바이오·제약 분야에 어느 민족보다도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다이내믹한 국민성,우수한 인적자원,뜨거운 연구열기가 이를 말해줍니다.하지만 국가적 전략적 차원의 연구방향설정과 투자가 미흡합니다" 한국시장 분석 등을 위해 서울에 온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연구개발 및 마케팅담당 최고책임자인 로버트 잉그램 부회장(60)은 1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잉그램 부회장은 "10년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세계적 IT(정보기술)강국이 될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며 "바이오분야에서도 한국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발전된 IT기술과 바이오벤처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깜짝 놀랄만한 신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잉그램 부회장은 그 대표적 사례가 LGCI로부터 사들인 차세대 퀴놀론계 항생제라고 소개했다. "LG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퀴놀론계 항생제의 시판승인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의 기술수준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철저한 평가를 거쳐 능력있는 업체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만간 선보일 신약의 최종(3상)임상 실험대상 지역에 한국을 포함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잉그램 부회장은 한국제약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선 시장의 투명성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약분업실시로 한국 의약품시장이 많이 투명해지긴 했지만 신약가격을 책정할 때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개발된 신약의 경우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환자에게 유리하므로 높은 가격이 책정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논리를 한국 관계자들에게 설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아침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여름과학캠프 지원증서를 전달하는등 한국의 과학영재 육성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잉그램 부회장은 1942년 미국에서 출생,이스턴일리노이대를 졸업했으며 머크와 글락소의 요직을 두루 거친뒤 97년 글락소웰컴 대표이사에 올랐다. 지난 2000년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이 합병된 후 연구개발과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또 "한국업체들이 학문적 성과만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면 실패할 수 있다"며 외국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풍부한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