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대기업을 다니다 폐암으로 사망한 30대 직장인의 투병기가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져 직장 동료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 1일 38세로 사망한 최모씨는 이 투병기에서 "가슴을 찢는 통증으로 눕지도 못하고 앉은 채로 자다 혼자 깨어 자고 있는 철부지 아이들을 보면서 울고 또 울었다"고 고통스러웠던 투병과정을 적어 내려갔다. 최씨는 지난해 7월 말기 폐암이라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진단을 받고 민간요법부터 첨단시설을 갖춘 병원까지 모조리 찾아다녔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모두 "도와드릴 게 없다"는 대답 뿐이었다. 자신의 병상일기로 시작된 투병기는 직장동료들과 가족들에게 남긴 인사글로 마무리 됐다. 그는 "병실에서 본 아름다운 단풍, 담쟁이 넝쿨, 회복 가능한 환자의 얼굴속에 비친 웃음 등 삶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 긴 글을 남긴다"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만큼 가족과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마지막 소망을 밝혔다. 최씨의 글은 유품을 정리하던 회사 동료가 우연히 발견해 게시판에 공개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