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은행 총기 강도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대구 모은행 엽총강도 사건이 11일로 발생석달을 넘기고 있으나 수사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미궁에 빠질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대구 달서, 남부 등 2개 경찰서 13개 형사반 100여명을 중심으로 두 경찰서 소속 거의 전 직원이 동원돼 동종 수법 전과자나 최근 출소자를 비롯해 엽총, 시너 등 범행에 이용된 물품 판매상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왔으나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현상금만 2천만원에다 그 동안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해 3차례에 걸쳐 전국에 배포한 수배 전단만도 50만장에 달한다. 그러나 목격자들의 기억이 또렷하지 않은데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가뜩이나 적었던 제보 및 신고 전화가 시간이 갈수록 뜸해지고 있어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있다. 지난 1월 수사본부를 찾았던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이 현금 수송차량 탈취 사건을 해결한 경북 경주경찰서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수사인력을 보강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으나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택시 강도 등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은행 강도사건 수사로 우려됐던 치안 공백이 현실로 나타나자 급기야 지난달 25일 수사본부를 대폭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는 대구 달서, 남부 등 2개 경찰서에서 각 1개, 2개의 형사반 17명으로 수사 전담반을 크게 줄여 편성, 수사를 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대구 남구에서 총포상을 살해, 엽총을 탈취한 뒤 대구 달서구에서 은행을 터는일련의 과정에서 증거 하나 남기 지 않는 등 범행 수법이 워낙 치밀했던 데다가 범인의 퇴로 차단 등 경찰의 초동 수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던 이 사건의 수사는 결정적인 제보가 없는 한 장기화가 불가피해 졌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지만 사건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