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 차림의 3-4인조 복면 총기강도가 현금 등을 수송하던 농협 직원들을 위협, 7억3천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 발생 8일 오전 9시께 충남 서산시 해미면 기지리 모 초등학교 앞 길에서 공기총으로보이는 총기와 쇠파이프로 무장한 군복 차림의 3인조 복면강도가 현금 등을 수송하던 농협 용성대출장소 직원 4명을 위협, 현금 2억원과 100만원권 500장, 10만원권 300장 등 미발행 수표 5억3천만원, 백지수표 300장 등이 들어있던 포대를 빼앗아 달아났다. 사건 당시 범인들 중 2명은 충남 44나 90XX호 스포티지 승용차로 앞서가던 충남35X 80XX호 현금수송차를 옆과 뒤에서 들이받아 세우고 범행을 저지른 뒤 스포티지승용차는 버린 채 도로 반대편에서 대기하고 있던 번호를 알 수 없는 흰색 중형 승용차(크레도스 추정)를 타고 도주했다. 농협 용성대출장소 소장 송 모(39)씨는 "여직원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이 공군부대 장병 월급용 현금을 수송하기 위해 농협 서산시지부를 출발해 출장소로 가던중 공군부대를 1㎞ 가량 앞둔 지점에서 범인 2명이 스포티지 승용차로 2차로를 달리던 현금 수송차 왼쪽을 수차례 부딪쳐 왔다"고 말했다. 송씨는 이어 "수송차량의 뒷부분을 들이받혀 차가 중앙분리대에 걸려 멈추자 검은 복면을 한 상.하의 군복차림의 건장한 범인 2명이 다가와 현금 수송차 앞 유리를쇠파이프로 내리치며 문을 열라고 위협했다"며 "문을 열자 범인 중 1명이 차 열쇠를빼앗은 뒤 트렁크에 실려 있던 돈 포대를 갖고 달아났다"고 밝혔다. ▣범행 이용차량 이날 범행에 사용된 스포티지 승용차는 서산시 수석동 H중고차매매센터가 지난달 19일 매입해 7일 낮 12시께 서산시 석림동 G카센터에 정비를 의뢰했던 차량으로확인됐다. 카센터 주인 정 모(27)씨는 같은 날 오후 6시께 이 차량을 카센터 앞에 세워둔채 퇴근했으나 열쇠를 차에 꽂아 놓았는지, 사무실에 놓고 퇴근했는지에 대해서는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사건현장으로부터 1㎞가량 떨어진 지점 도로 중앙분리대용 화단 사이에서 여행용 옷가방을 싣고 정차해 있던 노란색 택시가 갑자기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흰색 승용차와 함께 달아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 이 택시도 용의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 수사 경찰은 범인들이 군부대 장병 월급 수령일을 정확히 알고 범행을 저지른 점에비춰 내부사정을 잘 아는 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이들이 인근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톨게이트 등을 통해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보고 범행에 사용된 흰색 중형 승용차를 긴급 수배했다. 경찰은 또 범인들이 버리고 달아난 스포티지 승용차 등에 대한 감식작업을 벌이고 범행시간대 현장 주변 휴대폰 통화내역 등을 발췌하는 동시에 전.현직 농협 직원과 관내 우범자 및 동일수법 전과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펼치고 있다. ▣문제점 이날 범행 대상이 된 현금 수송차량에는 청원경찰관이나 현금수송 전문용역업체요원 없이 농협 직원들만이 탄 채 현금을 수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 직원은 탈취시 리모컨으로 고압의 전류가 흐르도록 작동할 수 있는현금수송용 가방을 사용하지 않고 현금 등을 포대에 넣어 수송했다. 또 출장소장 송씨가 가스총 1정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당황한 나머지 전혀 사용하지 못했으며 이 무기로는 범인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하기에도 미흡했다. 여기에 경찰도 지난해 12월 21일 국민은행 권총살인강도 사건 발생 후 금융기관현금수송 체계와 금융기관 주변에 대한 전반적인 방범활동을 강화했다고 했으나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 경찰의 조치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jung@yna.co.kr jchu2000@yna.co.kr (서산=연합뉴스) 이은중.정찬욱.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