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권 중심거점공항을 목표로 개항하는 양양국제공항으로 인해 인접한 강릉공항의 존속이 불투명해졌다. 8일 항공사들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4년 착공 이래 지금까지 3천567억5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양양공항은 이날 4번째 시험운영을 마지막으로 내달 3일 개항한다. 대한항공은 서울-양양, 부산-양양 2개 노선에 각각 하루 3편과 2편의 정기편을, 아시아나항공도 서울-양양 노선에 2편의 정기편을 띄우지만 두 항공사 모두 강릉공항을 오가는 노선 운항은 무기한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양양공항에서 강릉시내까지의 거리가 40여㎞에 불과해 강릉지역을 찾는 승객들의 불편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장비와 인력을 인접한 두 공항에 분산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작년 11월말 영동고속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서울에서 강릉까지 차량으로 2시간대 주파가 가능하게 되자 항공기 탑승률이 예년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50%대에 그쳐 두 항공사의 적자폭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양양공항 개항을 앞두고 두 항공사는 각각 매일 2편씩 운항하던 서울-강릉 노선과 부산-강릉(대한항공 1일 1편)에 대한 운항을 포기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강릉지역 여론 등을 의식, 두 항공사가 제출한 강릉노선정기운송사업폐지 신청을 반려하고 있다. 강릉시를 포함, 영동남부 지역 주민들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각종 국제행사 개최를 위해서는 강릉공항이 존치되어야 하며, 탑승률을 높이기 위한 항공기 타기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교부는 일단 내주중 지자체와 항공사 관계자들을 소집, 회의를 열어 강릉 노선 운항 여부에 대해 최종적인 의견 수렴을 한뒤 존폐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속초공항은 양양공항이 개항하게 되면 군 공항으로 전환된다. 영문 코드(3레터 코드)가 `YNY'로 부여된 양양공항은 항공기가 연간 4만3천회 뜨고 내릴 수 있는 길이 2천500m, 너비 45m의 활주로 1개와 4만㎡의 계류장, 연간193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2만3천200㎡의 여객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영동권지역 노선 운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영동권 공항이 양양공항으로 통합되면 운항 스케줄이 다양해질 뿐 아니라 중형기의 투입으로 좌석도 늘어나 승객 편의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강릉공항을 유지하려는 지역 여론이 거센 것이 사실"이라며 "정기편 운항 중단쪽으로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여름철 성수기에 부정기편 운항에 대비, 강릉공항을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