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명단 발표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진회(一進會)의 구체적인 친일행각을 보여주는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성길 동산의료원 의료선교박물관장은 구한말 친일단체인 일진회가 1907년 일본 황태자의 조선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숭례문(남대문)앞에 세운 대형 환영탑을 담은 사진 등 관련사진 6점을 4일 연합뉴스를 통해 공개했다. 정 관장은 "자료 부족을 빌미로 반발하는 친일파의 후손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로 수많은 자료 가운데 우선 급하게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한 사진자료는 일진회가 친일단체임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정관장은 주장했다. 사진에는 일진회의 이름이 담긴 대형 아치 위에 태극기와 일장기가 교차돼 있으나 아치의 중간에 `받들어 맞이한다'는 의미의 `봉영(奉迎)'이라는 문구와 함께 중앙에 일본왕실을 상징하는 사꾸라 문양이 새겨져 있다. 또 일진회가 남대문의 위용을 의도적으로 훼손하려는 일제의 의도에 앞장서 엄청난 높이로 아치를 세웠고 이전에도 광화문, 근정전 등에도 조선의 정신문화를 훼손하는 비슷한 행태가 저질러졌다고 정 관장은 설명했다. 또 다른 사진은 제물포(인천)에 도착하는 일본 황태자를 직접 마중하기 위해 순종 황제의 마차가 일본군이 도열하고 있는 대한문을 나서는 굴욕적인 모습을 담고있다. 또 다른 사진들은 친일 밀정의 신고로 검거돼 고문을 받기 직전의 독립군의 모습과 독립군의 공격에 의해 파괴된 일제의 분서 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 관장은 "대구 출신 작곡가 현제명을 기념하기 위해 동산의료원내에 '현제명로(路)'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는데 친일명단에 포함돼 충격을 받았다"면서"일제 잔재를 제거하는 작업이 자료 빈곤으로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이재혁기자 yi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