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의 의로운 죽음이 잊혀지지 않았으면좋겠습니다"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다가구주택 화재사고 현장. 사고 1주년을 맞아 근무도중 순직한 소방관들의 유가족 20여명과 동료 소방관 30여명이 사고 현장을 찾았다.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화재사고의 현장은 건물 잔해가 그대로 쌓여있는 등 사고 직후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였다. 묵념과 헌화 순서로 진행된 헌화식 도중 어머니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수당이 많은 외근을 자원했다가 사고를 당했던 김철홍(당시 36) 소방교의 누나인 미순(49)씨가 오열하며 쓰러졌다. 미순씨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 "아직도 너만 찾는 어머니는 어떡하고 이렇게 먼저 가버렸느냐"며 목놓아 울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김철홍 소방교의 형 재홍(41)씨는 "병중에 있는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철홍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뇌출혈인 어머니가 철홍이를 찾을 때는 미국에 연수갔다라고 거짓말을 한다"고 말했다. 재홍씨는 "동생의 순직 1주기가 됐다고 짧은 관심을 갖기보다는 소방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부소방서 김국래 서장은 추도사에서 "이러한 악몽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헌화식이 끝난 뒤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은 국립 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서 거행되는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 나눠타고 대전으로 떠났다. 추도식에는 사고 당시 부상을 당한 이승기 소방교 등 동료 소방관을 비롯, 소방관계자와 시민 등 240여명이 참석했다 최시영 소방교는 추도식에서 "아직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소방관에 대한 전체적인 처우는 사고 직후부터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관심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계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