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교수진에 있어서 만큼은 '금녀의 구역'이었던 고려대 공과대학에 최초로 여교수가 탄생한다. 고려대 공과대학(학장 김병호)은 올 1학기부터 공대 화공생명공학과 부교수직에 하정숙씨(41·화학박사)를 임용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하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89년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화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시카고대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91년 귀국했다.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국내외에 55편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첨단 기술로 불리는 나노기술 분야에서 국내외에 2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로 국내보다는 국외에서 더욱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임용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고려대측은 설명했다. 하 교수는 "흥미있고 자신이 있는 분야여서 교수직에 응모했던 것일 뿐 여교수가 한 명도 없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10여년간 연구활동을 하면서 '여자'라고 해서 제약을 받은 적이 없었던 만큼 활발한 연구활동과 학생지도를 통해 학교측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