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과, 철도노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노총이 26일 오전부터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에서 재개한 철도노사 특별단체교섭은 노측 대표단이 협상장에서 철수하는 등 진통을 거듭한 끝에 20시간여만인 27일 오전 6시40분께 극적 타결됐다. 수차례 정회와 속개가 이어진 협상의 전환점은 26일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30여분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된 3차 협상에서 나타났다. 이 협상에서 노사는 3조2교대제 도입과 관련, 의견차가 컸던 임금보전 방안에 대해 사측이 수당감소분 보전안을 들고 나오면서 상당부분 접근을 봤으며 도입 시기에 대해선 2004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하기로 절충점을 찾았다. 다만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는 노사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해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다. 노사가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뤄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오후 9시30분께 방용석 노동부 장관이 노사정위를 방문,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 손학래 철도청장과 30여분동안 3자 회담을 나눠 조만간 최종 타결이 나오는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특히 방 장관은 회담을 끝낸 뒤 "몇 가지 부수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노사가 상당부분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3자 회담이 끝난후 노사 대표단이 내부조율을 하는 상황에서 사측 수정안을 기다리던 노조 대표단이 오후 11시40분께 고함을 지르며 "정부와 사측이 성의가 없다"며 협상장에서 완전 철수해 '타결' 분위기는 '결렬'쪽으로 급반전됐다. 한국노총으로 자리를 옮긴 노측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측이 자기 입장만 고수하고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파업주도와 관련 사측이 철도노조 간부들의 선처를 호소한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명시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비난했다. 당시 협상장에는 노측이 난항을 겪고 있던 발전산업 노사협상의 진행속도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노사는 그러나 날짜가 바뀐 27일 오전 3시께 노총과 사측이 전화를 통한 교섭을 시작했고 4시10분께 한국노총 교섭대표들이 노사정위에 다시 나타났다. 이어 5시께 이남순 위원장과 김재길 철도노조 위원장이 함께 노사정위에 들어섰고 곧바로 노사정위원장의 중재로 손학래 철도청장을 만나 해고자 복직 문제는 쟁점에 대해 최종 의견조율을 벌이는 한편 합의서 작성에 들어갔다. 1시간 30분여의 합의서 문구 조정을 거친 노사는 오전 6시40분께 7개항으로 이뤄진 특별단체교섭 합의서를 최종 검토한 뒤 서명했으며 곧이어 김 위원장은 파업철회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훈 기자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