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발견된 조모(17.광주 K고 3년)군은 죽음, 자살 등을 주제로 한 '데스메탈(Death Metal)' 음악에 깊이 빠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26일 "조군의 친구들을 상대로 사망원인을 조사하던 중 조군이 '데스메탈' 음악에 푹 빠져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데스메탈'은 강력한 사회비판과 허무, 죽음 등을 주제로 80년대 중반 유렵에서유행하기 시작해 90년대 초까지 전세계 젊은이들을 매료시킨 파격적인 음악형태의하나다. 특히 가사 내용이 죽음, 자살, 섹스, 악마 등을 노골적으로 묘사해 기독교계로부터 `악마주의'라는 지탄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의 자살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법정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같은 반 친구들에 따르면 평소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던 조군은 지난해부터 `데스메탈' 장르에 푹 빠져 가사를 자주 음미하곤 했고 최근에는 `RATM'이라는 그룹의 음악을 즐겨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군은 특히 지난해 국어 작문시간에 `사(死)의 세계'라는 제목의 글을 써 친구들과 선생님을 놀라게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조군의 가방에서 발견한 'Rage burns...Can't forgive...Grudge can't go away...'라는 내용의 쪽지는 영문시가 아니라 `데스메탈' 음악 가사인 것으로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음악에 심취한 조군이 최근 성적까지 떨어지자 삶을 비관해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군은 전날밤 도서관을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간 뒤 25일 오전 4시30분께 광주북구 우산동 M초등학교 안에서 운동장 등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