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린 '이용호 게이트' 공판에는 사실상 이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 진풍경이 벌어졌다. 재판장의 호명과 함께 이용호 G&G그룹 회장과 D금고 실소유주 김영준씨, 신승남전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승자씨 남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 이형택씨 등이 차례로나와 법정 한가운데 피고인석에 나란히 섰다. 이들 모두 구속 피고인들이지만 승자씨와 김영준씨를 제외한 3명은 양복 차림으로 출정했다. 이용호씨를 중심으로 서로들 잘 알고 지내던 사이지만 법정에서는 서로 한마디건네기는 커녕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는 등 어색한 모습이었다. 승자씨의 경우 주소와 본적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도중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듯 울먹이며 어렵게 대답을 잇기도 했다. 검사석에도 이형택씨와 김영준씨 등을 기소한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이상수,김원중 특검보, 감세청탁 혐의로 승환씨 남매를 기소한 서울지검 특수2부 김태영 검사,당초 이용호씨를 기소했던 김준호 전 대검 중수3과장과 노승권 대검 연구관 등 5명이 등장하는 보기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과거 옷로비,파업유도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에서는 특검에도 공소유지 권한이부여돼 사상 처음으로 검찰과 함께 재판에 참여하게 된 것. 맞은편 변호인석 역시 이용호씨 변호인인 검사장 출신의 제갈융우 변호사와 승환씨 남매의 변론을 맡은 원용복 변호사 등 모두 9명이 나와 자리를 가득 채웠다. 이용호씨를 제외한 피고인들은 모두 첫 공판이어서 특검.검찰의 주신문과 변호인측 반대신문이 예정됐지만 변호사들의 사정 등 때문에 인정신문만 진행된 채 10여분만에 끝났다. 재판부는 앞으로 당초 이번 재판의 시발이 된 이용호씨의 회사자금 횡령과 주가조작은 물론, 이형택씨의 보물발굴사업 개입 및 로비 여부, 승환씨의 로비스트 활동여부 등 사실상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심리하게 된다. 그러나 피고인들 대부분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의 상당부분을 부인하고 있어향후 재판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이들 사건을 모두 병합, 특별기일을 지정해 2주단위로 한꺼번에진행키로 해 당분간 서울지법 법정이 `이용호 게이트'로 북적거릴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