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대 초반 운동권 학생들을 강제징집해 프락치로 활용한 의혹을 받고 있는 소위 '녹화사업'의 입안에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에 따르면 최경조(64) 당시 보안사령부 대공처장은 지난해 말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82년 청와대 만찬 당시 전 대통령이 입대한 운동권 학생들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내게 '뭐하는 거냐'며 질책하는 것을 듣고, 보안사가 정훈교육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보안사의 주도로 이뤄진 녹화사업과 관련, 전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최씨의 이번 진술은 전 전 대통령이 녹화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을 가능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진상규명위는 이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이 녹화사업에 관여했는지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자료를 수집하는데 조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