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평준화 4개지역 고교 재배정 결과가 발표된 16일 배정받은 학교가 1차 발표 때와 달라진 해당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당초보다 선순위 고교를 배정받은 학부모들은 재배정 결과에 대체로 만족하는 반면 후순위 또는 원거리 학교에 배정된 일부 학부모들은 배정결과를 받아 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특히 수원과 안양지역 학부모 100여명은 재배정 발표 직후부터 경기도교육청을 항의 방문, "근거리 배정 원칙이 또다시 무시됐다"며 "재배정 결과가 번복되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고교배정 다시 하라'는 제목으로 A4용지에 학생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학교명 등 4개 항목을 적어 즉석에서 연대서명에 나섰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 정문을 넘어 대치중인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초 팔달구 A고교로 배정됐다가 재배정에서 장안구 B고교로 가게 된 딸을 둔 학부모 최모(48.여)씨는 "딸이 집앞의 학교에 배정돼 좋아했는데 엉뚱한 학교로 가게 됐다"며 "당초 5지망 이내 학교에서 12~13지망 학교로 재배정된 이유가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장안구 C중학교 권모(15)양은 "1차 배정에서 10지망 이하로 선택한 권선구 D고교에 배정돼 재배정을 기대했는데 같은 학교로 배정됐으며 같은 반 친구도 10지망이하로 쓴 모 사립고에 그대로 재배정됐다"고 말했다. 평준화 도입과 함께 특수지 고교 존폐여부로 한차례 몸살을 앓은 성남지역의 경우 5개 특수지 고교로 배정된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교육청에 빗발쳤다. 분당구 서현중 유모(16)군은 "앞서 1지망 학교에 배정됐었는데 이번에는 지망순위도 기억나지 않는 특수지 학교에 배정됐다"며 "부모님께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서현중은 남학생 233명 중 127명이 재배정됐으며, 그 중 40% 정도가 배정학교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 덕양구 화정중학교는 이 날이 마침 졸업식이라 원치 않은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에겐 축하받아야 할 졸업식이 가장 가슴아픈 기억으로 남게 됐다. 이 학교 이모(15)양은 "밤잠을 설치며 그 곳만 아니었으면 하고 기도했던 학교에 가게 됐다"며 "인생을 추첨에 맡기는 것도 억울한데 잘못됐다며 재추첨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꽃다발을 안고 통곡했다. 졸업식장의 한 학부모는 재배정 통지서에 동봉된 교육감 사과문을 찢어 버렸고 재배정 사태에 대한 학교장의 사과와 경위설명으로 졸업식장은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서현중 강은구(42)교사는 "상당수 학생이 재배정을 통해 진학하고자 하는 선순위 학교에 배정된 만큼 재배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들도 평준화의 취지를 이해하고 진학준비를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