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사건'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석희씨는 국세청 차장으로 있던 지난 97년 대선 직전 기업들로부터 166억3천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고교 동기인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과 선배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동생 회성씨 등과 대선자금 모금을 공모했으며, 여기에 임채주 전 국세청장, 김태원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 등이 가담했다는 게 검찰 수사결과였다. 당시 이씨는 한나라당 이 총재와 수시로 전화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세풍사건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 98년 8월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버려검찰수사는 더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씨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된 직후인 99년 12월 법원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미국 정부에 신병인도를 공식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이씨는 체포되기 직전까지 미국의 지방도시를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99년말 법무부가 미국정부에 신병인도 청구를 하자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미 법무부에 이의신청을 내면서 자진귀국을 거부해왔다. 이씨는 작년 3월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귀국하지 않은데 이어 같은해 6월 미국의 한 지방 도시에 체류중일 때 미 FBI 요원들이 현지 탐문수사에 착수하자 검거되기 직전 눈치채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한번 세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씨는 체포 직전까지 미국 지방도시를 전전하는 중에도 비밀리에 현지에서 가족과 일부 측근인사들을 접촉, 이들의 도움을 받아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