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제도권 교육에 항의해 분신.사망한 고김철수(당시 18.보성고 3년)군이 모교에서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전남 보성고등학교는 15일 오전 교내 소강당에서 가진 제 34회 졸업식에서 지난해 5월 29일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은 고 김철수군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했다. 명예 졸업장은 김군의 아버지 종국(62.농업.보성읍 봉산리)씨가 이날 졸업하는153명의 학생들과 함께 줄 서 있다 대신 받았다. 김군은 지난 91년 5월18일 오전 학교 운동장에서 거행된 5.18 추모집회 도중 "너희들 이런 제도교육을 받을 거냐"고 외치면서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한 뒤 전남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을 받다 그해 6월 2일 숨졌다. 민주화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군이 분신하던 당시 대학이나 노동현장 등에서도 6공 정권에 항의해 분신이 잇따렀던 시국상황을 감안, 지난해 김군을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했다. 아버지 종국씨는 "그동안 철수를 분신.자살케 했던 당시 시국을 원망하면서 살아왔었다"며 "늦었지만 자식의 명예가 회복돼 무엇보다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상기 보성고 교장은 "김군이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됨에 따라 명예 졸업장을 주기 위해 학칙변경 등의 절차를 거쳤다"고 말했다. (보성=연합뉴스) 정정선 기자 jung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