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건설된 후 주변 해역에서 건설전보다 안개가 56%나 더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공항이나 댐 등 대형시설물을 건설할 때는 사전 기획단계부터 주변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정밀 분석해 계획에 반영하는 `기후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4일 기상청 산하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영종도 주변 해역의 해무(海霧)발생빈도를 측정한 결과 공항 건설후인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1월까지 1년간 주변 해역의 안개 발생일수는 47일, 안개 지속시간은 237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거 10년간 평년값인 151.8시간과 비교하면 무려 56.1%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에서 항공기의 정상적인 이착륙이 불가능한 시정(視程) 200m미만의 진한 안개가 발생한 시간은 90시간에 달해 공항 건설전(40시간11분)의 2배를 넘었다. 이로인해 인천공항에서는 개항이후 잦은 해무로 인해 항공기가 김포공항으로 회항하거나 이.착륙이 지연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연구소는 인천국제공항이라는 대형 시설물의 건설이 대기의 흐름이나 바람, 습도 등 주변 기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이같은 변화가 초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춘천기상대의 분석결과 지난 73년 소양댐 건설이후 주변의 연간 안개발생 일수가 28.3일 늘었고 평균기온도 0.8도 상승했다. 안동댐이 건설된 이후 안동지방에서도 연간 안개발생 일수가 10.4일 늘었고 시정이 200m이하로 떨어지는 `악시정' 발생빈도도 급격히 증가했다. 기상청은 이같은 대규모 건설사업에 따른 국지적 기후변화가 인근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결국 주변 주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경영향 평가제도처럼 사전 기획단계부터 기후조건의 변화를 정밀 측정하고 분석해 건설계획에 반영하는 `기후영향평가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이같은 기후영향 평가제도의 도입을 위해 현재 시행중인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중 기상관련 사항을 분리, 별도의 입법을 통해 기후영향 평가제도의 시행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