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신규 항공노선을 배정하자마자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편파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건교부는 최근 항공회담을 통해 확보한 노선 중 영국 런던(주3회)과 중국 베이징(北京.주3회) 상하이(上海.주3회) 항저우(杭州.주2회) 등 7개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에, 중국 신규노선인 지난(주3회.濟南) 샤먼(廈門.주3회) 등 5개 노선은 대한항공에 배정했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건교부는 유럽의 요충지인 런던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양호한 베이징과 상하이 운수권까지 아시아나에 몰아주었다"며 "지난해 8월에도 도쿄노선 주21회 운수권을 아시아나에 주는 등 항공노선을 편파적으로 배분해 왔다"고 비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신규노선 3개중 2개가 대한항공에 돌아간 것과 관련, "사고 항공사(대한항공)를 제재하고 안전한 항공사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정책과는 달리 양사간 격차를 오히려 키우는 조치를 내놓고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 이처럼 국제노선 배분을 둘러싼 끊임없는 '마찰음'은 노선 배분권을 쥔 건교부의 '원칙없는 행정'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이같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정부는 지난 99년 7월 규제개혁 차원에서 신규노선 배분 비율 등을 꼼꼼히 정해 놓았던 '국적 항공사 경쟁력 강화 지침'을 없앴다. 대신 '국제항공 정책방향'이라는 구속력 없는 간단한 내부지침을 노선 배분의 원칙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지침에는 '적정 배분' '필요성이 있을 때 허용' 등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 곳곳에 있다. 건교부가 노선 배분권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한 항공사간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허종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전문가 등 공정한 인사들로 '국제노선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한 절차에 따라 노선을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