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고향이 있다' 설연휴 가족나들이를 하기에는 민속마을이 제격이다. 바쁘기만 한 도심생활에서는 찾을수 없는 고향마을의 넉넉함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나즈막한 토담과 초가지붕 등의 화장기 없는 모습은 어릴적 추억에 잠기게 하고, 아이들과의 교감의 폭을 넓혀주는 다리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향을 찾아가는 길에 들러볼 만한 민속마을을 소개한다. # 낙안읍성민속마을 (전남 순천시) 조선시대의 성과 동헌, 장터, 초가 등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 국내 처음으로 성과 마을이 함께 사적(302호)으로 지정되었다. 조선 태조6년(1397) 김빈길 장군이 왜구에 맞서 토성을 쌓았고, 인조4년(1626) 낙안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현재의 석성으로 중수했다. 평야지대에 1~2m 크기의 정방형 자연석으로 견고하게 축조,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성 안에는 1백8가구가 생활하고 있어 살아 숨쉬는 전통마을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우리네 서민들이 살아왔던 예 그대로의 모습으로 볼수록 정감이 넘친다. 남부지방 특유의 주거양식인 툇마루와 부엌, 토방, 섬돌위의 장독, 돌담 등도 어릴적 살던 고향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순천시청 문화홍보과 (061)749-3328, 낙안읍성관리소 (061)749-3347 # 외암리민속마을 (충남 아산시) 아산과 천안의 경계인 광덕산 밑에 위치해 있다. 5백여년 전에 정착한 예안 이씨 일가가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며 살고 있다. 문중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아 큰 집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도 옛모습을 간직한 집들이 많다. 이끼 낀 돌담을 따르다 보면 마을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다. 돌담 너머 뜰안에 심어 놓은 감나무, 살구나무, 밤나무, 은행나무 등이 정겹다. 86호의 가구가 생활하고 있다. 마을 입구의 장승을 비롯해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디딜방아, 연자방아,물레방아, 초가지붕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국가지정 민속자료 195호인 아산 외암참판댁과 보물 536호인 석조약사여래입상 등이 있다.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257 # 하회마을 (경북 안동시) 풍산 유씨가 대대로 살아 오던 전형적인 집성촌이다. 조선시대의 유학자 유운룡 선생과 유성룡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1999년 4월 방한했던 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가 방문해 더욱 유명해졌다. 마을 중심부에는 유씨 집안의 큰 기와집이 자리잡고 있다. 풍산 유씨의 대종택인 양진당(보물 306호), 유성룡의 후학들이 지은 충효당(보물 414호)이 유명하며, 영모각에는 징비록(국보 132호), 유성룡종손가문적(보물 160호)등이 보존되어 있다. 마을 앞쪽의 낙동강과 깎아지른 듯한 부용대, 백사장, 노송숲이 절경을 이룬다. 하회마을은 하회탈(국보 121호)과 하회별신굿탈놀이로도 유명하다. 마을내 20가구가 민박을 하고 있다. 안동시청 문화관광과 (054)851-6393, 하회마을관리사무소 (054)854-3669 # 성읍민속마을 (제주 남제주군) 중요민속자료 188호. 표선리에서 북쪽으로 8km 정도 떨어진 곳의 한라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 동부 산간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3백여채의 민가, 향교, 연자방아, 돌하르방 등이 남아 있다. 느티나무(천연기념물 161호)와 팽나무 등이 마을의 경관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검은 화산암으로 된 나즈막한 돌담, 초가지붕은 자연과 어울리고 또 극복해온 섬마을 사람들의 슬기를 전해준다.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춘 똥돼지와 돼지우리 겸 화장실인 통시가 원형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 주변에 신양해수욕장, 산굼부리, 성산일출봉 등의 관광명소가 많다. 남제주군청 문화공보과 (064)730-1544, 성읍민속마을보존회 (064)787-1179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