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제주도에서 유학왔던 주부에서부터 고령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수업에 빠지지 않았던 76세 할머니 등 우리 장한 어머니들이 영광의 중학교 졸업장을 받아들었다. 4일 한편의 드라마같은 인생을 살아온 어머니들의 중학과정 졸업식이 열린 만학도 배움터 부산 예원여자중학교(교장 박순식) 졸업식장은 장한 어머니들에 대한 축하와 격려속에 감격의 눈물로 얼룩졌다. 최고령인 76세의 이복전 할머니 등 60세가 넘는 21명의 할머니를 앞세운 채 가족 친지들의 격려 박수속에 식장에 들어선 어머니들은 쏟아지는 눈물을 억제할 수가없었다. 그중에서도 못다한 학업을 위해 부산에 자취방을 얻어놓고 2년의 중학교 과정을마친 이모(40)씨, 경남 마산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위험천만한 고속도로를 달려온 김모(45)씨,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때문에 두 아들과 어렵게 생계를 꾸려야 하는 형편속에서도 익명의 급우가 대신 학비를 납부해줘 학업을 무사히 마친 최모(28)씨의감회는 남달랐다. 이날 졸업장을 받아든 어머니는 70대 3명을 비롯해 60대 18명, 50대 91명, 40대149명, 30대 26명, 20대 4명 등 모두 291명. 가정형편 등 개개인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학업의 기회를 놓친 이들로 80% 이상이 가사일을 돌보는 주부였기때문에 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모두들 불타는 향학열로극복해 스스로가 더 대견스러웠다. 특히 이들중 최고령 이 할머니를 비롯해 대다수 졸업생들은 예원정보여고에 진학, 오늘의 감동과 감격의 졸업식을 한번 더 연출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해 가족 친지들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99년 서울의 2개 중학교와 함께 2년 6학기제 교육부지정 실험 학교로 지정됐던 예원여자중학교는 지난해 203명에 이어 올해 291명의 두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sj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