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 희생자 유족인 제주도의 백조일손(百祖一孫)유족회는 2일 오후 제주도체육회관에서 총회를 갖고 희생자들의시신이 묻힌 현 국방부 소유의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속칭 '섯알오름' 일대 9천24㎡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유족회는 앞서 지난 2000년 9월부터 6개월간 섯알오름 일대에서 시신 발굴작업을 벌였었다. 유족회는 또 현 백조일손 묘역에 있다 5.16쿠데타 당시 강제 이장된 23기의 묘를 오는 4월 청명일에 재이장키로 했다. 이밖에 합동위령제 봉행, 묘역 울타리 축조공사 지속 추진, 묘역 안내 표시판설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남제주군 대정읍에서는 지난 1950년 8월 계엄군이 예비검속을 하는 과정에서 주민 347명을 불순분자로 몰아 이 가운데 193명을 섯알오름에서 총살한 뒤 집단매장해버렸다. 유족들은 사건 직후와 57년 4월 2차례에 걸친 발굴 작업 끝에 159구의 유골을 발굴, 이 가운데 신원을 구별할 수 없는 132구의 유골을 대정읍 상모리에 안장하고 '조상이 다른 사망자의 영령이 뒤엉켜 한 곳에 묻혔다'는 뜻에서 `백조일손의 묘'라이름짓고 해마다 추모제를 지내왔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