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매장의 판매 책임자를 뜻하는 숍 마스터(숍 매니저.일명 숍마)가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일반에 알려진 것은 지난 90년 이후 부터다. 그 전까지는 점장 조장 등의 명칭으로 불리며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수입명품이 대거 국내에 유입되면서 직종 명칭도 영어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숍 마스터는 수입 명품 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까지 패션업계 전반에 통용되는 명칭이 됐다. 하지만 분야는 여성의류나 액새서리 잡화 등에 국한된다. 남성의류의 매장 판매책임자는 아직 "소장"으로 불린다. 일급 숍 마스터는 고정 고객 4백~5백명 선을 확보하고 있다. 고객이 5백명 이상이면 최고급에 속한다. 단골들은 숍 마스터가 자리를 옮기면 따라 다니고 우수 숍 마스터로 인해 상가(백화점) 내 타 매장의 매출도 동반 상승한다. 숍 마스터는 다른 어떤 직종 보다도 경험이 중요하다. 의류매장에서 10년은 근무해야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연령은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이 대부분.보통 패션 매장 한 곳마다 숍 마스터를 포함,3~7명의 판매직원이 있는데 대개 신참은 "막내",경력 5~6년 정도된 사람은 "둘째",그리고 팀장은 숍 마스터로 불린다. 이런 호칭은 해외 명품 매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연봉은 브랜드와 개인에 따라 최소 2천5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이른다. 이처럼 연봉이 올라가는 것은 기본급 외에 판매액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숍 마스터는 총 1백여개 백화점과 서울 청담동 등에 밀집한 수입품 매장을 통털어 약 4천명 선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이경남씨(오브제),현대백화점 본점 박결수씨(아이그너),갤러리아 명품관 김영숙씨(미스지컬렉션) 등이 대표적인 일급 전문가들로 이들의 연봉은 8천만원부터 1억원 이상에 이른다. 숍 마스터의 고객관리 방법은 러브콜(신상품 안내 전화) DM(직접 우편 발송) 생일.결혼 기념일에 전화나 꽃 배달 식사나 여가생활 함께 즐기기 등이 있다. 숍 마스터는 고객과 같은 수준에서 대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해외 명품 브랜드에선 골프도 필수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 시즌 마다 제품 사입을 위한 출장 때 숍 마스터가 동행한다. 상품을 보는 그들의 감각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엔 패션쇼 등에 참석해 안목을 높인다. 백화점에선 연 2회 고객을 위한 패션쇼를 여는데 이 자리에 얼마나 많은 VIP를 모셔오는지에 따라 숍 마스터의 능력이 비교되기도 한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