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세계적 패션업체인 루이뷔통은 지난 99년초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서 당장 필요한 것이 매장 확보였다. 루이뷔통은 일단 매장 입지를 부자들이 몰려사는 청담동으로 결정했다. 목표 고객 가까이에 매장을 마련하는 당연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원하는 규모의 건물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4층짜리 노후빌딩을 매입해 리모델링 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 4월 리모델링 시공사로 쌍용건설이 결정됐다. 쌍용건설은 5개월(1백47일) 동안의 공사 끝에 노후 빌딩을 고급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나 리모델링 과정이 그리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비록 건물 규모는 연면적 4백71평으로 작은 편이었지만 공사금액은 79억8천만원, 평당 공사비가 1천6백90만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낡은 건물을 고급전시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데는 기본 골조의 보강, 정교한 내외장 인테리어 마감, 효율적인 냉난방 처리 등이 핵심이었다. 이 전시장도 외부를 무거운 석재(라임스톤)로 마감해야 했기 때문에 쌍용건설은 당초 설계된 것보다 더 튼튼하게 보강을 했다. 설치도 문제였다. 외부 마감재를 해외에서 제작.설치하도록 돼 있어 여간 공사가 어려운게 아니었다. 해외 제작에 오차가 있을 경우 현장에서 다시 손을 대야 하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은 협의를 통해 세부수치를 현장에 맞게 변경, 오차를 줄여 나갔다. 냉난방설비도 당초 설계에는 모든 층을 동일하게 시공하도록 돼 있었으나 효율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각 층별로 냉난방시스템을 분리시공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된 매장은 한국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과정이 그리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시공사 입장에서 보면 공사단가는 좋았지만 건축주가 까다로운 외국인 패션업체인데다 홍콩 공사관리회사(PM.Project Management)까지 붙어 있어 공사진행이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건축주가 개장을 서두르는 바람에 리모델링의 범위와 세부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기간까지 촉박하게 결정돼 시공사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쌍용건설은 공기부족 해결을 위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트(Design Built) 방식을 도입했다. 이 공법은 공사수행 주체인 PM 시공사 감리자 등 3자간 의사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공기절감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방식이다. 이에 쌍용건설은 공사주체간 조정회의를 매주 1회, 설계회의를 격주 1회씩 정례화해 상호간 어려움을 풀어갔다. 쌍용건설 박윤섭 리모델링팀장은 "리모델링공사는 예측불허의 문제점이 많기 때문에 공사 주체들간에 효율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발주자의 요구를 풀어가는 것이 성공의 핵심요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