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이 느껴지면 사람들이 흔히 집 단장이나 수리를 생각한다. 묵은 때를 밀어내고 새봄의 활기를 받아들이고 싶은 바람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유행이나 실용성을 겸비한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집단장은 가족들의 성향, 공간의 기능, 비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꼼꼼히 감안한 다음에 시작해야 후회가 없다. 집의 크기와 비용 여건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데다 한번 공사를 하고 나면 쉽게 뜯어고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주택 인테리어 =이사를 계획중이거나 결혼을 생각중인 사람들은 특히 집안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이 쓰인다. 자기만의 독특한 공간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의 크기에 따라 인테리어를 통한 공간 효율성이 달라지는 탓에 자신의 형편에 맞게 아이디어를 짜는게 좋다. 10평형대의 소형이라면 깔끔한 공간 분할로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자칫 분위기가 산만해질 수 있는데다 실내가 좁아서 별도의 가구를 사는 것은 최대한 절제하는게 좋다. 화려한 것은 피하고 심플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전체적인 색조는 화이트나 베이지색이 무난하다. 화사한 느낌에 확장효과도 있어서 유용하다. 20평형대는 각 방의 개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면 좋다. 큰 방을 침실로 꾸민다면 가구들을 일자로 배열하고 붙박이장은 조립식으로 만들어 나중에 옮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30평형대는 여유로운 공간으로 꾸미는데 컨셉트를 맞춰야 한다. 30평정도면 원하는 가구를 배치하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데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침실 구석에 편안한 분위기의 코지코너를 마련해 주는 것도 좋다. 안락의자와 산뜻한 테이블을 베란다에 꾸며 보는 것도 괜찮다. 가족수가 적어 방이 여유가 있다면 방 하나를 드레스룸으로 바꾸는 것도 무난하다. 거주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게 40평형대 이상이다. 40평형대는 공간의 특성과 거주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부부만을 위한 공간으로 침실과 드레스룸을 만들수도 있다. 2개의 욕실중 하나는 부부욕실로 사용하되 화장용 파우더룸과 샤워룸으로 구분해서 꾸미면 더 좋다. 별다른 용도없이 방치되는 발코니를 홈바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마감재는 체리목에 화이트 톤을 적당히 섞어 쓰면 좋다. 중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집안 전체를 손질하는 인테리어 외에 작은 변화를 주는 작은 인테리어도 생각해볼 만하다. 새봄맞이 집단장은 생활에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베란다와 발코니에 정원을 만들고 푸른 식물을 끌어들인 거실을 꾸며보는 것도 집안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온다. 푸른 풀을 많이 사용한 그린 인테리어에서는 조명을 바꿔 주는게 좋다. 햇빛이 닿지 않는 구석에도 빛을 공급하고 밤에는 보온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아한 분위기 연출효과도 있어 일석이조다. 리모델링 =인테리에 비해 리모델링은 공사규모가 크고 복잡하다. 인테리어가 실내 단장에 치우쳐 있다면 리모델링은 안팎을 모두 손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쳐야 할 집이 아파트라면 공간구조 설비시스템 등을 우선 점검하고 유행에 뒤진 내부 마감재를 바꿔 주는 형태로 진행하면 된다. 조명기구 식탁 붙박이장 거실장 신발장 등은 전문가와 의논해서 트랜드와 실용성을 따져 바꿔야 한다. 발코니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과 주방 및 방의 공간배치 등에 특히 고민을 해야 한다. 단독주택은 구조가 복잡하고 골조의 안전상태, 거주자의 건축비용 등 변수가 많아 리모델링 추진이 쉽지 않다. 하지만 꼼꼼하게 연구하면 아파트보다 휠씬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무조건 다 뜯어 고친다는 생각보다는 골조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시작하는게 좋다. 집안 전체를 살림집으로 쓸 것이 아니라면 지하실이나 2층 등은 원룸으로 만들어 임대를 놓으면 공사비를 뽑아낼수 있다. 3~4층짜리 상가주택은 지역분석을 통해 주거겸용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점포 세미텔 등의 임대상품으로 리모델링하는게 좋다. 근린생활시설은 상권 트랜드를 분석해서 유행에 맞는 상가를 꾸며 임대를 내놓는 것도 실속있는 리모델링 방법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