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약학대 졸업생들이 대학원 박사과정을 기피,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까지 빚어지자 각 대학들이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 지원하며 외국학생들을 유치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몸값''이 높아진 약대 졸업생(약사)들이 대형약국으로 대거몰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대학 관계자들은 당장 연구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것은물론 장기적으로는 의료인력 수급이 왜곡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9일 각 대학에 따르면 주요 대학들은 연구인력 부족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등록금, 생활비 등을 지원하며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우수학생들을 유치하고 있으며 약대 졸업생이 아닌 생화학과, 화학과, 생물학과 등 타과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2002학년도 1학기 약대 박사과정에 타과학생 1명과 베트남인 3명 등모두 4명을 선발, 베트남인 학생들에게는 한달에 40만원의 생활비와 매학기 등록금의 반액인 200여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98년 3명, 99년 6명에 이르던 약대 박사과정 학생이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 1명(화학과 출신)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따라 약학과 교수들이 베트남에서 자매결연 학교 등을 통해 2002학년도 신학기에 베트남 학생 3명을 유치했다. 경희대는 중국 조선족 학생 1명이 현재 등록금 등을 지원받아 가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2002학년도 약학대학 박사과정에는 다른 학교 비약학전공 학생 4명을선발했다. 또 약학대 석사과정에도 중국 조선족 1명, 중국인 1명, 아프리카인 1명 등이 재학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대로 갈수록 심해 충남대의 경우 현재 베트남 학생 5명과 중국인 학생 7명이 박사과정에 있으며, 2002학년도 1학기 약학대 박사과정에도 중국인등 외국학생 2∼3명을 선발해 놓은 상태다. 성균관대 약학대 지상철 교수는 "약대 졸업생들이 의약분업 이후 연구분야 진출은 기피하고 보수가 높아진 약국 등 취업전선으로 몰려들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석사보다는 박사과정이, 서울소재 보다는 지방대학이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약학대학 노영수 교수도 "이같은 현상은 의약분업 당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며 "대형약국에는 약사들이 몰리고 연구소, 제약회사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분야에는 인력부족을 겪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