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미투자협정 체결을 위해 스크린 쿼터제(연간 1백46일이상 한국영화 의무상영)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영화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 등 영화인 1백50여명은 최근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이 불거지고 있는 것과 관련, 2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스크린쿼터 수호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영화인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정경제부가 스크린쿼터 축소론의 근거로 든 한국영화 시장점유율 40% 상회는 장기간에 걸친 평균지표로 산출됐을 때만 의미가 있다"며 "특히 스크린쿼터제는 할리우드 영화의 독점에 대응,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만큼 시장점유율이라는 산업 논리의 잣대로 평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제의 대미 종속을 심화시키는 한.미투자협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영화인들은 향후 문화예술인과 시민사회단체, 국제기구 등과 연대해 스크린쿼터 현행 유지 및 한.미, 한.일투자협정 체결 반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임원식 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유동훈 시나리오작가협회장, 유인택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영화감독 강우석 정지영 박찬욱 김기덕 장윤현 곽경택, 영화배우 안성기 최민식 송강호 이병헌 설경구 이성재 조재현 신하균 주진모 전도연 신은경 장동건 등이 참석했다. 또 내외신 기자 1백여명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안성기 문성근 등 영화인 대표 9명은 이날 오후 3시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을 면담해 영화계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