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대졸자가 취업하기를 선호하는 30대 재벌기업과 공기업, 금융산업 등의 일자리가 최근 4년간 29만개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이원덕)이 27일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청년층노동시장 구조변화와 특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대 재벌기업, 공기업, 금융산업 등 소위 `괜찮은'' 일자리는 지난 97년 152만6천개에서 지난해 123만7천개로 28만9천개가 줄었다. 30대 재벌기업의 일자리는 90만3천개에서 70만2천개로 20만1천개 급감했다. 이들 `괜찮은'' 일자리의 대졸 청년층 고용비중도 지난 97년 9.6%에서 지난해 5.8%로 3.8% 포인트 낮아져 대졸자이 새롭게 일자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나타났다. 특히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신규 대졸자 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이두드러져 이들 주요 기업의 신규 대졸자 채용률은 지난 96년 65%(경력자 채용률 35%)에서 2000년에는 26%(경력자 채용률 74%)로 눈에 띄게 낮아졌다. 반면 최근 6년간 대졸자수 추이를 보면 지난 95년 32만4천명에서 지난해 47만3천명으로 15만명(46%)이나 증가했고 일반계 고교생의 대학진학률도 지난해 85%까지높아지는 등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노동연구원은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최근의 청년층 실업문제가 노동시장의 구조변화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대학 학과별 취업률 공개, 대학 학기제 유연화 등 교육과 노동시장간의 연계를 활성화하고 지역단위의 고용창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청년층의 눈높이 조절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원덕 원장은 "지난 99년 1.4분기를 정점으로 청년 실업률이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 졸업시점에 체감하는 고용사정은 날로 악화되는 것으로인식되고 있다"며 "이는 대졸자의 급격한 증가와 기업의 수시채용 및 경력직 선호현상 등 청년층 노동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신규 졸업자의 취업기회가 줄어들고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한 기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