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임오년,박미숙은 어느덧 38세가 됐다. 낙천주의자가 생각한다면 38세는 꽃띠에 삼팔광땡,비관주의자가 생각한다면 석양에 꼬부랑 그믐달이다. 또 날마다 파릇파릇 살아간다면 1년 3백65일은 샐러드처럼 신선한 해가 될 것이고 축 쳐져서 노릇노릇 살아간다면 우거지 죽상이 되고 말 것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건 달력의 나이가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 결혼 전에 그녀는 비관주의자였다. 부모님의 끝없는 불화,경제파탄,학업중단... 감수성 예민한 그녀가 우울증에 빠져버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났다.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은 "실물크기"였다. 자신을 과대포장할 줄도 몰랐고 위장포장은 더더욱 못했다. 진실&성실맨.있는 그대로의 자기만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허풍에 질린 터라 남편이 진실하다는 것 하나에 밑줄 쫙 긋고 별 5개 점수를 줬다. 결혼 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성실한 남편을 닮아 낙천주의자로 변했다. 남편의 월급은 벼룩꼬리였지만 그녀는 알뜰하게 쪼개 썼다. 남편이 한달 내내 땀흘려 벌어 온 돈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찌 함부로 낭비할 수 있으랴.그녀는 딸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나면 여성의 전화 자원봉사로 나간다. 말이 자원봉사지 사실 배우는 쪽은 오히려 그녀였다. 매주 목요일마다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있어서 무료로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 인생의 콘텐츠는 286급에서 팬티엄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박미숙은 어디선가 들은 6Q를 기억해본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6Q라고 했다.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MQ(도덕지수) GQ(세계화지수) CQ(변화지수) SQ(사회지수).그렇다. 모든 것은 우리들의 "마음"에 달려있다. 마음은 마치 수도꼭지와도 같다. 우리가 수도꼭지의 냉수버튼을 틀면 찬물이 콸콸,온수버튼을 틀면 뜨거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지 않는가. 우리의 마음도 비관버튼을 틀면 인생은 "먹구름,흐린 후 비올 확율 98%"가 되고 만다. 낙천쪽으로 틀면 인생은 거짓말처럼 "쾌청,파란 하늘에 화창한 햇살가득!"으로 변한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룰룰랄라 노래하며 일하는 사람이 있고 인상 팍 쓰고 이마에 초가집 기와집 다세대 연립주택까지 짓고 일하는 사람도 있잖은가. 자,노래하는 2002가 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몽땅 꺼내서 풀가동시켜 보자. hahahoho99@hananet.net .................................................................... [ 최윤희는 ]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벤처기업인 기업체 공무원 시민 주부대상 전방위 강의 활동.KBS라디오 "안녕하셔요? 황인용.김미화입니다"등 3개 프로 출연. 저서:"고정관념 와장창 깨기","행복,그거 얼마에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