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최근 삼부자 훈련교관을 배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쌍둥이 장교를 갖게 됐다. 더욱이 쌍둥이는 같은 부대에 근무중이다. 해병대 제3686부대에 근무하고 있는 박쌍용 중위(26)에 이어 ''5분''형인 일용 소위가 지난해 말 같은 부대로 전입하면서 재미난 일들이 수시로 벌어졌다. 쌍용 중위는 해군사관후보생 95기로 2000년 임관했고,일용 소위는 96기로 쌍용 중위보다 1년 후임이 되는데 이제 형은 아우에게 경례할 때마다 구호 ''필승''을 목청껏 외치고 있다. 형제는 부대 내에서 유명인이다. 형인 일용 소위가 부임하자 장교들 사이에서 좋은 이야깃거리요,''훌륭한 안주거리''가 됐다. 계급간 위계질서를 특히 엄격하게 요구하는 해병대에서 누구보다 난처한 입장은 동생 쌍용 중위. 집에서는 ''형''이라 부르다가 부대에서 형을 대할 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공적인 자리에서는 ''박 소위''로 부르고 있다. 형인 일용 소위도 곤혹스러운 경험은 동생 못지 않다. 처음에는 초임 장교들이 동생(중위)으로 착각하고 경례를 하는 바람에 장교들이 지나는 길목은 애써 피해 다닐 정도였다. 이제는 부대 내에서도 형제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장교들도 마주치면 먼저 계급장부터 쳐다본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