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택 < 건교부 장관 > 지난해 8월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개최된 세계물포럼(WWF)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29개국에서 4억5천만명이 물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또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받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에 우리는 기상 관측이래 최악의 봄가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에도 이러한 물 문제는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최근 며칠간의 겨울 강우에도 불구하고 다목적댐 저수율은 36%로 평년의 79% 수준이고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68%로 평년의 83%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마다 발생하는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연간 1인당 강수량이 2천7백5㎥으로 세계 평균의 10%에 그칠 정도로 근원적인 물부족 국가인 우리로선 절수와 누수율 감소 등 물수요관리와 함께 기존에 확보된 수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물수요 관리 등을 하고서도 부족한 물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댐건설 등 새로운 수자원개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작년 영월댐 건설이 백지화된뒤 일부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의 상당수가 댐 건설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물사정이 훨씬 나은 일본은 현재 2백38개의 댐을 건설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에도 24개 댐 건설을 추진중에 있다. 중국에서도 소양강댐의 13배나 되는 산샤(三峽)댐 건설이 본궤도에 올라 있고 베이징(北京) 텐진(天津) 등 북부지역의 물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양쯔강(楊子江) 물을 수천km의 대수로를 통해 황허(黃河)로 보내는 남수북조(南水北調)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년 물부족을 경험하면서도 댐건설 등 신규 수자원개발에는 반대하고 있는 것인가. 작년 6월말 월드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자의 79%가 물부족 해소를 위한 중소규모댐 건설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 대다수가 물부족 문제의 심각성과 수자원 확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자기 고장에 댐을 건설하는 것은 반대하는 등 모순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같이 된데에는 댐건설에 의해 생활근거지의 수몰과 함께 지역간 연결이 단절되고 영농에 지장을 받는 등 피해에 비해 댐의 입지에 따라 해당 지역에 주어지는 혜택은 적기 때문이다. 특히 댐은 상류에 건설되는 반면 용수공급에 의한 혜택은 하류에서 받게 되는 등 피해지역과 수혜지역이 서로 다른 이유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작년 12월 ''댐 건설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댐건설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댐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금을 현행 2백억~3백억원에서 3백억원 이상으로 높이고 댐건설 지역의 경우 도로 등 SOC 사업에 대해 투자우선순위를 부여키로 했다. 또 수질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체육공원과 수상레포츠시설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방안을 적극 이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댐건설에 의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양강댐의 30분의 1 규모인 1억t 내외의 중소규모댐을 건설하고 어도(魚道)와 생태 공원 조성 등 환경친화적인 댐건설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노력한 결과 그간 댐 반대 운동의 근원지로 여겨져온 안동시에서 지난 1월18일 개최된 ''물세미나''에서 안동시민과 지역언론이 댐 건설에 대해 보여준 긍정적인 태도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오는 3월22일은 UN이 정한 10번째 ''세계 물의 날''이다. 이번 물의 날 주제는 ''개발을 위한 수자원(Water for Development)''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이 물의 확보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물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 없이는 21세기 국가 경쟁력 확보와 국민생활 환경의 개선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이제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다가오고 있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발휘하고 힘을 합쳐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