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인류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제1의 자원. 물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전 인류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표수와 바닷물, 지하수, 빙하는 물론 대기층에 포함된 수분까지 통틀어 13억8천5백만㎦에 이르는 엄청한 물이 지구상에 존재한다. 어마어마한 부존량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오늘날 왜 심각한 위기를 맞으며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수요 증가는 물부족현상을 야기해온 가장 큰 원인이었다. 여기에다가 ''흘러넘쳐도 못먹는 물''을 양산해온 것도 다른 원인이다. 국제인구행동단체(PAI)에 따르면 지난 90년 28개국에 3억3천5백만명에 불과하던 물기근 또는 물부족 인구는 오는 2025년엔 24억~32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80여개국에서 전세계 인구의 20% 정도가 자체 식수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위생용수의 부족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농업용수의 부족에 따른 사막화와 식량 감산 등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각종 물관련 국제회의에서는 앞으로 25년뒤 전세계 상당수의 국가들이 물부족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일찍이 20세기의 국가간 분쟁원인이 석유에 있었다면 21세기는 물분쟁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바 있다. 물을 차지하기 위한 국가간의 분쟁은 이미 시작됐다. 세계적으로 2백14개의 하천이 2개국 또는 그 이상의 나라들에 의해 공유되고 있고 세계 인구의 40%가 인접국의 물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르단강에 인접한 이스라엘 시리아 팔레스타인, 나일강 주변의 이집트 수단 우간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 12개국의 영토를 관통하는 다뉴브강 등의 지역들은 해마다 물사용을 둘러싸고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 각국은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타개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수자원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각국은 지하수 개발, 해수담수화, 인공강우를 비롯 대체 수자원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수 개발의 경우 지반 침하 수원 고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많은데다 한번 오염되면 회복되기 어렵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개발보다는 보존을 전제로 한 지표수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게 학계의 의견이다. 인공강우는 지난 46년 연구개발된 이후 40여개국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하지만 활용 범위가 매우 협소한데다 비용이 많이 들어 물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해수담수화 작업도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난관에 부딪쳐 널리 활용되기가 어렵다. 매년 인구 증가와 함께 이상기후 발생 횟수가 많아지면서 물 부족문제가 갈수록 심각도를 더해 가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수단은 현재로선 거의 없는 상태이다. 유일한 해결책이 있다면 기존의 수자원을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으로 개발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국내외 물 전문가들은 기존 수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자원이 우리보다 월등히 풍부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환경보존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댐''을 모토로 내세우고 댐건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현재 미국에는 8만2천7백4개, 일본의 경우 2천6백3개의 댐이 이미 건설됐고 지금도 수백개의 댐건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물부족 상황은 어느 나라보다도 심각하다. 연평균 강수량이 1천2백83mm로 세계 평균 9백73mm의 1.3배에 이르지만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1인당 연 강수총량은 2천7백5㎥로 세계평균치 2만6천8백㎥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더욱이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연중 고르게 수자원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UN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지난 93년부터 우리나라를 아프리카의 케냐 소말리아 리비아 등과 함께 물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더욱 효율적이고도 체계적인 수자원 관리가 절실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