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중앙.대진고속도로의 완전개통과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의 확장개통 이후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큰길이 새로 뚫린 지역은 관광객이 몰려오고 특산물 판매가 급증한 반면 서울유통상가나 강원도 스키장 등으로 가는 길이 단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상권이 유출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또 신설 고속도로변 편의시설과 기존 고속도로와의 연결도로 확충 등이 시급한과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의 철도와 항공업계는 새 고속길에 이용객을 빼았겨 울상이다. 중앙고속도로 개통이후 안동.영주지역의 경우 서울 나들이에 원주를 거쳐 영동고속도로를 타면 3시간 가량으로 종전보다 1시간반까지 단축된다. 당연히 차량 통행이 급증하고 관광객과 특산물 판매가 크게 늘었다. 안동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의 관광객이 요즘들어 예년보다 30-40% 늘었다. 영주지역도 연초부터 서울지역 초등교사와 한국문인협회 관계자 등이 소수서원, 부석사 등 답사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영주의 풍기인삼 시장도 소백산 관광객 등의 구매가 늘어나 활기를 띠면서 판매업소가 45개소에서 최근 53개소로 늘었다. 영주시는 앞으로 576억원을 들여 인삼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상권과 레저인구의 역외유출 등 지역 경제권 약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육로로 서울까지 1시간 이상 단축되자 안동.예천 등지 상인들은 물품 구입선을 대구에서 서울로 돌리고 있다. 안동에서 의류점을 하는 이모(34)씨는 "고속도 개통이후 며칠마다 서울 동대문에 간다"며 "제품도 다양하고 값도 대구보다 10-20% 싸다"고 말했다. 중상류층 주민들도 종전에는 대부분 대구로 원정쇼핑을 가는 정도였으나 이제 아예 승용차로 서울까지 올라가 물건을 구입하는 추세다. 또 겨울철에 안동과 영주지역의 소규모 눈썰매장 대신 강원.경기 지역 스키. 눈썰매장에 원정가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후 철도청도 비상이다. 현재 안동~서울간 새마을호 열차의 경우 운행시간이 4시간 5분으로 새 육로길보다 1시간이나 길다. 안동역은 급커브가 많은 중앙선 철도선형을 개량해 운행시간을 단축시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중앙고속도로가 완전개통되고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이 확장개통되면서 강원도내 지역경제의 명암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강릉 주문진시장의 경우 최근 경북 등에서 관광객이 30-50% 늘었다. 반면 백두대간이라는 심리적 장벽에다 교통여건이 좋지 않아 반사이익을 누리던강릉지역 상가는 주민들이 수도권으로 물건을 사러 나가 울상이다. 또 행락객들이 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항공 승객이 줄어 강릉공항이 폐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원 내륙의 스키장은 최근 대구, 경북 등에서 많은 스키어들이 몰려 비상이다. 중앙고속도로 종착점인 춘천지역도 주말에 대구와 경북 번호를 단 차량들이 몰려들면서 닭갈비.막국수집의 매출이 평소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눈썰매장 등 관광지에도 이들 지역의 차량들이 많이 찾아 예상외의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국도주변 주유소나 음식점들은 손님이 뜸해져 울상이다. 중앙.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원주지역은 접근성이 개선돼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이 느는 추세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충남지역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수도권과 1-2시간대로 가까워지면서 낚시, 스킨스쿠버 등 레저 인파와 관광객이크게 늘고 있다. 올 4월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태안 안면도와 겨울 철새가 요즘 장관을 이루는 서산.홍성, 당진 왜목마을, 대천해수욕장 등은 해물 등 먹거리도 풍부해 수도권의 1일 관광코스로 뜨고 있다. 특히 당진 부곡공단에 지낸해 세계 유수의 ㈜라파즈 석고가 공장을 착공했고 다른 제조업체의 입주가 이어져 지역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서산, 대천 등지는 고속도로변에 휴게소가 대부분 들어섰으나 LP가스충전소는 여전히 한 곳도 없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목포 북항 일대 50여곳의 횟집는 즐거운 비명이다. 3시간대에 달려오는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주민들이 고속도로 종착점인 북항에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휴일 하루 매출이 1천만원을 넘어서는 곳도 있다. 그러나 변변한 주차장도 없는데다 차량이 몰려 도로와 공터는 불법 주차로 몸살이다. 목포의 명물 세발낙지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값도 크게 올랐다. 그나마 겨울철조업물량이 적은 세발낙지는 거의 찾을 수 없고 큰 뻘낙지조차 마리당 7천원정도로이전보다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연계길은 아직 크게 미흡하다. 전북 고창과 전남 장성간 17㎞의 횡단 고속도로는 내년에야 착공된다. 2007년 이 길이 열려야만 두 고속도로의 교통 분산효과와 고창 선운사, 정읍 내장산, 부안 변산반도를 잇는 삼각 관광벨트 형성효과가 나온다. 또 고창 나들목과 접속되는 지방도 4차로 확장공사가 현재 45%의 공정에 그쳐 당분간 병목현상이 불가피하다. 군산-목포 구간 먼거리에 휴게소가 상,하행선 각각 2개뿐이다. 함평천지 휴게소의 경우 공중전화 등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이 크다. 이 때문에 목포-서울간 운행하는고속버스의 상당수가 새 서해안길 대신 1시간 더 걸리는 기존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된뒤 서부경남지역에 관광객이 늘고 관광단지 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사천시의 경우, 대방동 유람선선착장에는 예전에 보기 어렵던 대전과 충남.북번호판을 단 버스와 승용차가 매일 30-50대 찾고 있다. 또 진주시 진주성과 진양호. 임진왜란전문박물관. 지리산 등지에도 대전과 서울관광객들이 몰려 휴일에는 인근의 호텔과 식당 등이 만원사례를 빚고 있다. 수년간 미분양됐던 산청군의 지리산 중산지구 관광단지도 올들어 전체 4만5천㎡가운데 75%가 분양됐고 전통한방 휴양관광단지도 최근 분양이 완료됐다. 고속도로 개통후 예상대로 고속버스 승객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항공과 열차 승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운수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소요시간이나 경비가 크게 절약돼 승객들이 고속버스로 몰린다" 며 "항공과 열차의 경우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승객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덕기.유형재.정찬욱.조근영.지성호 기자 duck@yna.co.kr yoo21@yna.co.kr jchu2000@yna.co.kr chogy@yonhapnews.co.kr shch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