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교수가 4년째 월급 전액을 제자들의 장학금과 생활비 등으로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충청대 스포츠외교학과 오노균(吳盧均.48)교수. 오 교수는 지난 98년 충청대 교수로 부임한 뒤 `석강 장학회''를 설립, 월급의 10%씩을 적립해 매년 제자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또 나머지 월급도 조교에게 모두 맡겨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수시로 생활비를 전달하거나 이 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태권도 시범단''의 훈련비, 식사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오 교수의 제자 사랑은 그의 인생역정과 무관치않다. 오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치 못하자 낮에는 태권도장 사범으로 일하고 밤에는 방송통신대를 다녔다. 결국 고교 졸업 10년만인 지난 85년 용인대 태권도학과에 입학했지만 그의 시련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87년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에 출전해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을 입어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됐다. 그 뒤 91년 대전 서구청 문화공보실 체육담당 7급직원으로 취직했지만 공부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미국 웨스턴대로 유학,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98년부터 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오 교수는 월급을 전액 제자들을 위해 쓸뿐 아니라 1주일에 두번씩 경로당과 양로원 등을 찾아가 노인들에게 무료 건강 강의도 하고 있다. 오교수의 제자 손유남(30)씨는 "교수님은 항상 자신보다는 이웃을 먼저 돌아보라고 가르치신다"며 "교수님이 몸소 실천하는 베푸는 삶을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집에 월급을 가져다 주지 않는 데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내조를 하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다"며 "내 작은 나눔으로 힘을 얻는 학생들을 보면서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