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재수사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이 전 D신용금고 대주주 김영준(41)씨 은신지에서 PC용 하드디스크 2개를 확보하면서 정.관계 로비의혹 규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검팀이 압수한 하드디스크에는 김씨가 ▲정.관계 로비용으로 만들었을 것으로의심되는 펀드 가입자 명단과 ▲삼애인더스 주가조작으로 챙긴 154억원의 시세차익에 대한 사용처가 정리된 파일이 수록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작년 9월 이용호씨가 검찰에 구속되자 평소 자신이 관리해온 핵심파일을모두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특검팀도 일부 파일이 김씨 도피기간중에 집중적으로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복원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김씨로부터 압수한 다른 10여권의 회계장부를 토대로 김씨의 자금흐름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검팀이 데이터 복구에 성공, 김씨 펀드에 가입한 정.관계 인사명단이나 시세차익중 일부가 로비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정.관계에 메가톤급 파장이 일 전망이다. 명동 사채시장 출신답게 막대한 자금 동원력으로 99년 코스닥 등록기업 H사를인수하면서 주목을 끈 김씨는 이후 J제지, G금고 등을 잇따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력인사를 등에 업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떠돌았다. 평소 법조계를 비롯한 정.관계 고위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하곤 했다고 그를 아는인사들은 말했다. 작년 1월 김씨가 유령회사인 B사를 통해 삼애인더스로부터 300만달러 상당의 해외 전환사채(CB)를 인수하고 이후 주가가 폭등한 과정에서 시비가 끊이지 않았지만금융당국으로 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던 점도 석연치 않다. 특검팀은 이런 점에 주목, 김씨가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를해결하기 위해 CB 등을 이용한 로비용 펀드를 조성, 수십명의 정.관계 인사들을 가.차명으로 가입시켜 상당한 시세차익을 안겨주거나 막대한 로비자금을 살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삼애인더스 CB발행 및 인수과정이나 주가가 상식적인 수준을넘어 이상폭등했는데도 금융당국의 제재없이 이씨와 김씨가 계속 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점은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