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외상을 입을 위험한 상황들이 도사리고 있다. 교통사고를 비롯해 요리를 하다가 손을 벨 수도 있고 부주의로 넘어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나르다가 운이 없어 큰 상처가 날 수도 있다. 아이들은 또래끼리 장난이나 싸움을 하다가 평생 보기 흉한 흉터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의외로 상처와 흉터를 어떻게 치료하느냐는 문제에 정확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 상처가 났을때의 소독 =예전에는 머큐로크롬이라는 빨간약을 모든 외상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사용했다. 하지만 소독력도 약한데다 수은이 함유돼 있어 최근에는 사용이 줄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소독약은 포비돈요오드액이다. 소독력이 강해 외상은 물론 수술 전후의 소독에 가장 많이 사용한다.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소독약이 클로르헥시딘. 역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강력한 살균력을 가지지만 귀에 들어가면 독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과 과산화수소수도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독약인데 자극이 다소 심해 상처가 넓거나 깊은 경우 피하는 것이 좋다. 소독 후에 연고를 바르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한다. 소독이 필요한 대부분의 상처는 공기에 노출돼 있고 피부조직이 다시 형성되려면 손상 후 48시간이 지나야 한다. 따라서 48시간 이전에는 상처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감염되지 않을 정도로만 보호하는게 좋다. 대부분의 연고는 무균상태가 아니어서 특히 진물 나는 상처에는 가급적 연고를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진물이 거의 나지 않는 경우에는 바로 연고를 발라도 무방하다. 다만 세균 감염이 우려되는 상처에는 후시딘과 같은 항생제가 좋고 청결한 상처에는 마데카솔같은 피부재생 촉진제가 알맞다. ◇ 상처에 흉터가 덜 생기려면 =상처가 아물때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면 외상부위가 지나치게 건조해서는 안된다. 촉촉한 수분이 남아야 한다. 화상이나 감염된 상처 등에는 멸균한 생리식염수를 일정 시간 간격으로 거즈 위에 흘려줘 노폐물이 세척 및 흡수되도록 한다. 이를 습식드레싱이라 하며 거즈를 자주 갈아주는데 신경써야 한다. 다음에는 바셀린거즈 등으로 덮어놓는다. 또 상처에 약한 레이저를 쬐면 피부가 적절한 자극을 받아 치유에 도움이 된다. 외상자리에 보기 흉한 살점이 붙어 있으면 2차적인 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외상부위에 혈액공급이 중단돼 조직재생이 방해받을 수 있으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럴 경우에는 죽은 조직만을 무균상태에서 제거하는 처치가 필요하다. ◇ 외상으로 흉터가 남았을 경우 =흉터가 남으면 6개월 이상 지나 흉터가 단단해진 후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흉터를 완벽하게 없애는 방법은 없다. 다만 넓은 흉터를 좁힐 수 있을 뿐이다. 또는 주름살과 수직방향으로 난 흉터를 W자 모양으로 디자인해 지그재그 형태로 다시 꿰매면 뚜렷했던 흉터가 주름살에 묻혀 겉으로 보면 흉터의 흔적이 눈에 덜 띄게 되는 것이다. 흉터를 좁히기 위해 인근 조직을 끌어당겨 봉합한 경우 피부의 벌어지려는 속성 때문에 봉합선 자국이 넓어지는 등 수술한 효과가 미흡해지기 쉽다. 특히 켈로이드(비후성 반흔) 체질은 수술하더라도 흉터가 다른 사람보다 도드라지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실밥을 뗀 후 2∼3개월간 마른 반창고를 붙여 놓거나 켈로이드가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실리콘팩을 덮어 놓으면 반흔이 많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도움말 = 송근정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이주흥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정일화 서울 청담동 세란성형외과 원장 )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