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육상교통로인 철도와 고속도 간 속도경쟁이 점차 가속화하고 있다. 15일 철도청에 따르면 곡선구간 통과시 차체를 원 안쪽으로 기울여 줌으로써 원심력을 흡수, 곡선 통과속도를 20-30% 높일 수 있는 틸팅(Tilting) 열차 개발작업이 최근 착수됐다. 철도청은 내년부터 차량 제작에 들어가 빠르면 내년 10월께부터 종합 시운전을 실시한 뒤 2004년 곡선구간이 많은 중앙선과 장항선 등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며 이 경우 중앙선 서울-안동 운행시간이 70분(3시간55분→2시간45분), 장항선 서울-장항운행시간이 56분(2시간55분→1시간59분) 가량 각각 단축될 전망이다. 철도청은 이와 함께 통과 최고속도를 현재 130㎞/h에서 200㎞/h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신형 철도분기기를 올해 공사 중인 호남선 개량공사 구간을 비롯해 경부선 등 주요 노선에 설치할 계획이다. 철도청은 이 밖에 판형교의 진동 저감 등에 대한 연구도 추진키로 하는 등 지난 85년 경부선 최고속도를 120㎞/h에서 140㎞/h로 향상시킨 이래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열차속도를 오는 2004년에는 160㎞/h로, 2010년에는 200㎞/h로까지 끌어올릴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도청의 이 같은 계획은 지난해 12월 중앙고속도로(대구-춘천)와 서해안고속도로(인천-목포)가 전구간 개통된 데 이어 올해 말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에 있는 등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경부선을 제외한 상당수 철도 노선을 겨냥해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승용차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철도의 여객수송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속도와 승차감 등의 향상이 필수적"이라며 "계획대로 열차속도가 향상될 경우 해마다 5-6조원씩 증가되고 있는 국가 물류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