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잘못으로 부모님께 큰 죄를 지었습니다"

택시 운전사를 상대로 강도행각을 벌이다 14일 오전 광주서부경찰서에 붙잡힌서울 모 대학 3학년 축구선수 강모(21)씨는 뒤늦게 회오(悔悟)의 눈물을 흘렸다.

학교 축구부에서도 실력이 뛰어나 프로구단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던 강씨는한순간의 잘못으로 창창한 장래를 그르치고 말았다.

강씨는 광주 K고 3학년 시절 소속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어 최우수선수(MVP) 표창까지 받아 당시 프로구단으로부터 입단을 조건으로 억대 연봉을 제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를 뿌리치고 대학에 진학한 강씨는 예상과는 다른 대학의 열악한 지원과 마음에 들지 않는 훈련방식 등에 대한 불만과 계속되는 단체생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지난 8일 오전 9시께 같은 학교 1학년 심모(20)씨와함께 합숙소를 무단이탈했다.

그러나 용돈이 궁해진 강씨는 지난 11일 선후배 3명과 범행을 모의, 5차례에 걸쳐 택시강도 행각을 벌였다.

또 한밤 주택가를 돌며 두차례나 행인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무모한 짓도서슴없이 저질렀다.

20년 넘게 자신을 뒷바라지해온 아버지(50.화물트럭 운전)에게 차마 운동을 포기한다는 말을 못했던 강씨는 "부모님 얼굴을 뵐 낯이 없다"며 울먹였다.

그는 "갑자기 운동이 하기 싫고 선수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며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가대표선수를 목표로 다시 한번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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