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 특별검사팀이 대검수사와 달리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승환씨를 로비스트로 지목, 긴급체포한데 이어 승환씨가 현직검사들을 접촉한 흔적을 담은 메모까지 입수한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승환씨의 검찰로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사법처리될 경우 앞서 수사를 한 대검 중수부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난여론이 쏟아지면서 승환씨와 접촉한 당사자는물론 신 총장의 거취문제까지 급부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전날 "명문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승환씨가 검찰에 친구들이 많다"며 "임의 제출받은 승환씨의 개인 다이어리에서 검찰과 접촉한 흔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승환씨가 접촉한 검사들은 대부분 차장검사급 이상 검찰간부들로 알려진 가운데 벌써부터 접촉 대상자의 이니셜과 근무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승환씨의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단순한 만남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승환씨가 이용호씨로부터 스카우트 비용을 받은 뒤 이씨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기 전후에 접촉이 이뤄졌다면 정황상 로비의혹을 지우기 어렵다는게 검찰 안팎의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당시 승환씨와 만났던 한 간부급 인사는 "이용호 게이트가 불거지기전 여러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한차례 만난 일은 있지만 이씨 문제는 얘기할 상황도아니었다"며 "특검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내에서는 승환씨와 별다른 친분이 없더라도 그가 총장 동생이라는 점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미묘한 시기''에 이뤄진 접촉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도 상당하다. 따라서 승환씨가 직접적으로 `형님''을 상대로 한 로비를 벌이지는 않았더라도 현직 간부급 검사를 만나 이씨 문제를 거론한 사실만 드러나더라도 신 총장은 도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두 야당이 이미 `총장 사퇴론''을 들고 나온 상태여서 정치권의 공세 역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대검청사로 출근, 사무실에서 간부들로부터 보고받는 정상적인 일정을 수행했으나 이 문제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이나 표정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신 총장은 물론 다른 검사장급 간부들도 승환씨 문제에 대해 모두 함구해 검찰의 무거운 분위기를 반영했다. 한편 검찰간부들이 승환씨와 만난 것으로 속속 확인될 경우 지난해 특별감찰본부 조사를 통해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 등 3명의 간부가 줄줄이 옷을 벗은데 이어 또 다시 검사들의 `줄사표''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검찰은 또한번 내홍을 치르면서 안팎의 비난여론으로 조직이 상당한 타격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승환씨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검사들을 만났다는 것만으로 죄가 될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미묘한 시기에 접촉했다는게 사실이라면 검찰로서도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