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보안분실)에서 경찰의 고문끝에 숨진 고(故) 박종철씨 15주기를 맞아 대학후배인 서울대 재학생.졸업생들이 추모사업단을 구성, 문화제 개최 등 본격적 추모작업에 나섰다. 박씨의 기일인 매년 1월14일마다 서울대내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이 있어 왔으나 문화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서울대에 따르면 인문대 학생회(회장 장기정)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학번 서울대 졸업생들로 이뤄진 ''관악사회인 연대'' 등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100여명은 지난해말 ''박종철 열사 15주기 추모사업단''을 구성했다. 서울대의 명예졸업장 수여와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의 명예회복 등 지난해 박씨에 대한 재조명작업이 활발했음에도 불구, 시간과 함께 점점 잊혀져가는 박씨의 삶과 희생의 의미를 15주기를 맞아 되살리자는 뜻에서 의기투합한 것. 추모사업단은 15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낮 서울대 총학생회와 함께 박씨가 잠들어있는 경기도 마석 모란 묘역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추모문화제를 갖는다. `그대 온몸 깃발되어''라는 제목으로 학생과 사회인사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2시간 남짓 진행되는 이날 행사에는 박씨 아버지 박정기씨 등 주변사람들의 인터뷰등을 담은 영상물 상영을 비롯, 박씨의 과후배인 언어학과 학생들의 공연, 추모시 낭독, 살풀이 등 다양한 순서가 마련된다. 또 15주기에 맞춰 박씨의 약력과 활동상 등 삶의 궤적을 담은 자료집도 발간할 예정이며 지난 9일에는 서울대 인문대내 대형강의동에서 재야운동가들을 초청, 추모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한편 박종철 기념사업회(회장 김승훈 신부)도 옌볜(延邊)대 교수인 이철호 화백이 4.19혁명에서 6월항쟁까지의 민주화운동 장면을 담은 대형그림인 ''민중항쟁도''를부산민주공원에 기증하는 한편 14일 오후 기념비 앞에서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