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중인 한국 여대생이 피살되거나 실종되는 사고들이 잇따름에 따라 ''나홀로'' 어학연수, 배낭 여행객들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조기교육열풍에 따른 중.고교생들의 유학증가, 유례없는 취업난으로 인한 대학생들의 해외연수붐으로 ''너도 나도 외국으로'' 향하고 있지만 낯선 땅에서 자유분방한 10∼20대들의 ''모험''으로 불의의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어학연수, 배낭여행 등 단기 해외여행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외교통상부 재외국민영사국내 재외국민보호센터에 접수되는 실종신고 건수도 점차 늘고 있다. 외교부 영사과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실종신고 접수 건수가 109건을 기록한데이어 지난해에도 100건 이상이 접수되는 등 최근 해마다 100건을 넘는 실종신고가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실종신고 대상자들의 70∼80%는 어학 연수생이나 배낭여행객 등 단기해외여행객이 대부분이며 현지 교민이나 장기 유학생의 실종신고는 극히 드문 편이라는것이다. 이들 실종사고들은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달정도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있는데물론 대부분은 일시적 연락두절로 인한 것들이며, 매년 10건 가량의 사건들은 금품관련 피랍사건이나 교통사고 등 사고로 인한 것이다. 실종신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주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배낭여행객이 많은 유럽 지역과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와 중국이 대부분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학연수생들의 경우 현지 경험 차원에서 어학연수전후에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연락이 두절되거나, 강.절도 사건에 노출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낭 여행객 또는 어학연수기간 여행을 다닐 경우 출국에 앞서 현지실정에 대한 사전조사나 해외 여행시 사전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사고 위험을 부추기고 있다. 또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각종 유학원, 여행사의 어학연수 코스중에는 학생들의 연수목적을 위한 현지 강사진, 숙박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영국 어학연수를 다녀온 대학생 김모(23)군은 "3개월 단기 어학연수코스로미국을 다녀온 친구중 당초 어학연수를 알선한 유학원이 약속한 연수 프로그램과 달라 여행으로 시간을 때우다 온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배낭여행, 어학연수를 취급하는 서울신촌의 ''여행사 닷컴''측은 "배낭여행 알선건수가 2000년 60건에서 지난해 150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200건 가량으로 예상하고있다"면서 "대학생 신청이 늘고 있고 지난해 어학연수생도 300명 가량이나 됐다"고말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그러나 배낭여행, 어학연수를 놀기삼아 갈려고 생각하는사람도 없지않는데다 이들이 현지 나라에 대한 사전 정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홀로 돌아다니는 이들이 현지 범죄자에게 범죄대상으로 노출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해외체류자들로서는 현지 문물을 경험하기 위해 여행은 당연한 일이겠지만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나홀로 여행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여행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현지 가정에 기숙하는 외국인 ''홈 스테이''의 경우 외국인들이 부업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선정기준이 거의 없어 위험할 수도 있는 만큼 외국인 가족구성원등을 잘 알고 가는 등 사전 정보가 중요하다는 것. 한국관광공사측은 "어학연수시 연수 학교와 숙박지 등의 연락체계를 확실히 챙겨야 하고, 여행시 자주 행선지와 연락처를 남기고, 돌발사고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현지 공관 전화번호를 꼭 갖고 다녀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위험여행지역'' 및 `해외 여행''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외국민보호센터를 통해 24시간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