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 저널이 9일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즉석 미팅의 수단으로 보편화된 `부킹''의 풍속도를 소개하는 르포기사를 게재,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서울발 1면 특집기사를 통해 서울 강남의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킹의 행태를 상세히 전하면서, 성적 모험을 기대하며 수십만원을 써가면서부킹을 하려는 젊은 남녀들로 룸이 넘쳐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한국에서는 중매결혼이 아직도 보편화돼 있을 정도로 젊은이들의 이성간 교제가 억제되고 있다면서 이들 부킹클럽이 이러한 금기를 깨뜨릴 수 있는 교제방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 나이트클럽에서 남자의 지목을 받은 여자가 겉으로 싫다고 하면서도 웨이터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남자의 테이블에 합석, 몇마디 말을 주고받고 휴대폰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장면을 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남자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지목하면 웨이터가 부킹을 성사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보수주의가 부킹 과정에도 은연중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동국대 유지나 교수는 "엄격한 유교적 가치와 서구 문화가 뒤섞여 한국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물질주의와 부도덕적인 경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