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 보안업체인 패스21은 지난 98년 설립된 신생 벤처기업이다. "신출나기" 기업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데는 일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몇몇 언론사 직원들도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특히 매일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은 패스21에 호의적인 기사를 여러차례 크게 보도한데다 일부 직원들이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의혹대상에 올라있다. 패스21이 언론을 타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기자 5명이 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매일경제는 99년 12월22일자 2면과 13면에 "지문인식하는 휴대폰 개발.패스21세기,이동중 휴대전화로 본인 확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윤태식 대표의 사진과 함께 크게 보도했다. 서울경제신문도 같은날 1면 머릿기사를 "신개념 휴대폰 세계 첫 개발. 패스21"이라는 기사로 채웠다. 이에 반해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한 주요 중앙 일간지들은 같은 내용을 벤처면이나 경제면에 단신 수준으로 작게 처리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99년 12월부터 "윤태식 게이트"가 불거지기 직전인 작년 11월까지 윤씨 인터뷰를 세차례나 싣는 등 모두 49건(매일경제 인터넷에 등록된 기사 기준,중복게재된 것은 1건으로 계산)의 크고 작은 패스21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경제는 이 기간중 사설을 포함,모두 42차례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반면 한국경제는 23차례 보도했고 내외경제는 19건을 싣는데 그쳤다. 패스21은 "획기적인 기술력을 갖춘 유망 벤처기업"이라는 보도등을 발판으로 유명세를 타기시작하면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생체인식 시스템용 칩 생산업체인 미국의 베리디컴을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액면가 5천원짜리 패스21의 주가는 장외시장에서 한때 주당 80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즈음 업계에서는 매일경제와 서울경제의 몇몇 기자들이 패스21을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한 동종업계 관계자는 "중학교 중퇴 학력인 윤씨가 혼자 책을 읽고 지문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의문"이라며 "크게 자주 다뤄준 신문이 결과적으로 패스21을 키워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2000년초께 패스21의 투자 요청을 받았던 LG벤처투자와 KTB네트워크 관계자들도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지나치게 언론을 타는 모습이 미덥지 않아 투자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