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지도자인 혜암(慧菴) 종정이 구랍 31일 오전 10시23분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微笑窟)에서 열반했다. 세수 81세,법랍 55세.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혜암 종정은 17세에 일본으로 유학,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을 공부했으며 지난 46년 해인사로 출가해 인곡 스님을 은사로,효봉 스님을 계사로 계를 받았다. 이후 해인사 송광사 범어사 등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용맹정진했다. 조계종 정화위원회 부위원장,해인총림 부방장,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해인총림 방장,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을 거쳐 지난 99년 조계종 제10대 종정에 추대됐다. 특히 출가 이후 하루 한끼만 먹는 일중일식(日中一食)과 눕지 않고 수행하는 50년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철저한 수행자상을 실천해온 대표적 선승이다. 또 지난 47년 문경 봉암사에서 성철·청담·향곡 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에 참여,조계종의 수행풍토를 바로잡는데 앞장섰다. 조계종은 혜암 종정이 열반하자 해인사에서 긴급 문중회의를 갖고 장례일정 등을 논의했으며 오는 6일 해인사에서 종단장으로 다비식을 봉행할 예정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