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와 경찰,공인회계사 등 이색 경력자들이 올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다. 서울 강남의 강혜병원 부원장인 하태헌씨(32)는 1995년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교정과 전문의로 재직중 합격했다. 치대를 차석으로 졸업한 뒤 공중보건의로 임용됐던 하씨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99년 1월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법조계로 입문하려니 다시 고생길이 열리는 것 같아 걱정도 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의 전경대 소대장으로 재직중인 권상표씨(24)는 지난 99년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을 다니면서 사시공부를 시작,2년 만에 합격했다. 권씨는 "지난 1월 논산훈련소를 거쳐 5월 현재의 소대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업무에 쫓겨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합격해 기쁘다"고 말했다. 강익중씨(30)는 지난 98년 11월부터 회계법인에서 근무해 온 공인회계사 출신. 99년 7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시공부를 한 지 22개월 만에 합격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는 "가능하면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판사로 임용되길 희망한다"며 "그러나 법조계와 공인회계사 두 분야의 지식을 다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합격자 중 조성오(34)·두현씨(32)와 김진호(30)·승호씨(27) 등은 형제가 동시에 합격한 경우다. 조씨 형제는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김씨 형제는 모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안병걸씨(34·서울시립대 법학과 졸)는 이번 합격으로 형 병윤씨(36·행시 39회·행자부 근무)와 부인 남점순(34·행시 42회·여성부 근무),매제 서정배씨(34·행시 36회·통일부 근무) 등과 함께 '고시가족'대열에 합류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