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금수강산이 올무와 덫을 비롯한 각종 밀렵도구로 뒤덮여 있다. 밀렵과 밀거래를 막기 위한 관계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밀렵사범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뱀과 개구리 등 토종 양서파충류에 대한불법포획이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환경부는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검찰과 경찰, 지역환경청, 밀렵감시단 등과 함께 실시한 합동단속과 수시단속을 통해 모두 1천154건의 밀렵 및 밀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상습 밀렵자 60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환경부는 또 같은 기간에 전국 산과 강에 설치된 올무와 덫, 창애(큰 덫), 독극물 등 무려 3만4천여점의 밀렵도구와 69㎞에 달하는 뱀 그물을 수거했다. 밀렵감시단은 지난달 28일 부여군 석성면의 한 하천에서 대낮에 오리를 잡던 박모씨 등 2명을 적발, 공기총과 실탄 400발을 압수했으며 앞서 6일에는 사냥개를 이용해 너구리를 포획한 조모씨를 붙잡았다. 또 영산강환경관리청은 지난 6일 고라니와 너구리 등 불법포획한 야생동물을 음식점에서 일반인에게 판매하던 유모씨를 적발, 올무 10점와 고라니 3마리, 너구리 2마리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최근 야생동물의 밀렵 및 밀거래 동향을 보면 당국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야간에 총기를 이용한 밀렵행위는 다소 줄어들고 있으나 사냥개나 올무, 덫 등을 이용한 밀렵은 여전히 창궐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 특히 최근에는 밀렵꾼과 밀렵된 동물을 운반하는 조직이 분리되는 등 수법이 갈수록 교묘하고 전문화돼 단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 적발된 밀렵 및 밀거래 행위는 최근 몇년간 계속 늘어나 지난 97년과 98년에 각각 190여건에 불과했던 것이 산림청에서 환경부로 업무가 이관된 99년에는 407건, 지난해 834건 등으로 급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적발 건수가 매년 늘어나는 것은 밀렵이 실제 기승을 부리는 탓도 있지만 강도높은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밀렵을 근절하기 위해 내년부터 사냥개 등 동물을 이용한 밀렵행위자는 물론 밀렵한 동물을 먹는 사람까지 처벌하고 뱀과 개구리 등 양서파충류의 포획도 강력하게 규제하기로 했다. 또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특별단속 기간에 야생동물을 가공.판매하거나 불법 박제품을 제작.판매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