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교수가 퇴직 때까지 제자들을 위해 월 1백만원씩 장학금을 내놓기로 해 화제다. 주인공은 계명대 정막래 교수(36·러시아어문학 전공). 그는 '금철사랑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내년부터 한 학기에 6백만원씩 제자들을 위해 내놓겠다고 최근 학교측에 밝혔다. '금철사랑 장학금'은 정 교수의 어머니(고금철·79) 이름에서 따왔다. 비록 신분이 안정된 교수직이지만 한 달에 1백만원씩,그것도 정년 퇴직 때까지 제자들을 위해 떼어 주기란 쉽지 않은 일. 정년이 30년 가량 남았다고 보면 앞으로 지급될 장학금은 3억6천여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 교수는 "중학교 시절부터 계속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했고 국비장학금으로 유학까지 다녀와 교수가 됐다.이제는 그동안 받은 것을 갚을 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모스크바국립대 대학원에서 러시아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97년 3월부터 계명대 강단에 서 온 그는 지난 4년여간 '러시아어로 한국읽기''들으면서 배우는 러시아어''러시아 여행이야기'등 12권의 저서를 내는 등 왕성한 연구활동을 해 왔다. 이렇듯 학문 연구에 몰두하면서도 수수한 옷차림과 단정한 몸가짐으로 매사에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일을 전해 들은 이 대학 김용일 교수(44·철학전공)도 내년부터 한 학기에 50만원씩 제자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가진 이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세상에서 비록 제자들을 위한 일이긴 하지만 자신의 것을 남들과 나누려는 두 교수의 모습에서 참된 스승과 지성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