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聖誕) 전야인 24일 시내 곳곳에서 구세군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백화점과 놀이공원,극장가 등에는 몰려나온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서울 종로와 명동, 신촌, 홍대입구, 강남역, 대학로 등 번화가에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과 연인들이 몰려 나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했다. ◇ 백화점.놀이공원.극장 표정 = 시내 주요 백화점에는 가족이나 연인의 선물을사러나온 쇼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로 인해 백화점 주변 교통은 온종일 교통체증이 이어졌다. 소공동 롯데.신세계.미도파 등 주요 백화점에는 이날 오후부터 선물을 준비하려는 쇼핑객들이 몰리면서 1층 잡화매장에는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붐볐다. 백화점측은 평소보다 2배 가량 많은 고객이 몰리자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놀이공원인 잠실 롯데월드에는 오전부터 관람객들이 몰려 오후에는 각종 놀이시설에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평소 관람객 수가 2만5천명인데 이날 오후 2시까지 1만9천명이 몰렸다"면서 "오늘 하루동안 4만명이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측은 이에 따라 평소 11시까지이던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했고, 구세군연주단 특별공연, 인기가수 버라이어티쇼, 성탄 퍼레이드 등 특별행사를 마련했다. 과천 서울랜드도 평일 1천명, 방학동안에는 7천~8천명에 이르던 관람객수가 이날 오후 2시까지 5천명을 넘어섰으며, 이날 하루동안 모두 1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극장가도 '성탄 특수'를 누렸다. 대형 극장몰인 삼성동 메가박스에는 이미 밤 11시까지의 영화표가 모두 매진됐으며, 종로3가 일대 극장가에도 매회 '매진사례'를 기록했다. 극장측은 손님이 몰리자 오전 3시까지 영업을 연장하는 등 '발빠른' 상술을 발휘했다. ◇ 종교행사 풍성 =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과 영락교회, 순복음교회 등주요 성당과 교회에서는 신도들이 미사와 예배에 참석, 아기예수 탄생을 기리며 새해 소망을 함께 기원했다. 명동성당에서는 이날 자정 1천500여명의 신도들이 모인 가운데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鄭鎭奭) 대주교의 집전으로 성탄 자정미사가 열렸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올해는 극심한 경제침체 속에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최근 사회 전반적인 총체적 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정치인이나 지도층 인사는 물론 국민 개개인이 본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영락교회에서도 오후 7시부터 교인 7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 합창단의 음악예배가 성탄절 전야예배로 열렸으며,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온누리교회에서도 성탄음악회 등 교회에서 준비한 다채로운 성탄축하 행사가 선보였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구로동 서울조선족교회에서는 한국화장품 직원 7명이 중국동포 여성 50여명에게 무료 화장을 해주는 `성탄 메이크업' 행사도 열렸다. 또 '조선족 타운'인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는 이날 밤 10시30분 서울조선족 교회가 주최하는 성탄절 축하 촛불행진이 펼쳐졌다. 이 행사에는 중국동포 250여명이 참가, 가족을 떠나 외로운 중국동포들끼리 크리스마스 캐럴을 합창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이어 인근 구로경찰서와 목동 출입국관리소에 들러 수감중인 불법체류중국동포들을 방문, 성경을 선물로 나눠줬으며, 제2의 조선족타운으로 불리는 안산원곡동도 찾아가 촛불행진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여운창.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